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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지자체의 성공학’새로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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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박준영 전남도지사, 한승수 국무총리, 이석형 함평군수(뒷줄 오른쪽부터)가 17일 전남 함평군 대동면 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2008함평 세계 나비·곤충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해 어린이들과 함께 나비를 날리고 있다. [함평=뉴시스]

“나비·곤충의 세계로 떠나는 꿈의 여행, 2008 함평 세계나비·곤충엑스포 그 역사적인 개막을 선언합니다.”

신비한 나비·곤충 나라로 떠나는 45일간의 상상여행이 17일 오후 함평에서 막을 올렸다. 개막식에는 한승수 국무총리, 엑스포조직위원장인 박준영 전남지사,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일본의 모리 하나에(森英惠) 엑스포 조직위 명예위원장과 주민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지금 함평읍 엑스포 공원 109만㎡에는 33만㎡의 습지공원과 100여 종의 꽃창포, 30종의 초화류가 꽃 물결을 이루고 있다. 국내외 나비 39종 33만 마리가 나는 국제나비생태관, 세계에서 가장 큰 헤라클레스 왕장수 풍뎅이 등 92종 3만4000마리의 살아 있는 곤충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국제곤충관 등 12곳의 전시관과 야외 체험 시설이 들어서 있다.

한 총리는 “문화관광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함평이 나비와 곤충이라는 기발한 이이디어로 연간 300만 명이 찾아오는 최고의 벤치마킹 사례가 됐다”고 축하했다. 박준영 지사는 “함평이 만들어낸 나비·곤충 엑스포는 열정과 아이디어의 승리”라고 격려했다.

◇관광 불모지에서 메카로=함평은 나비축제가 시작되기 전 1998년 한 해 관광객이 20만 명이 채 되지 않던 관광 불모지였다. 주민들조차 ‘천연자원·산업자원·관광자원’이 없는 ‘삼무(三無)의 고장’이라고 자조했다.

함평의 변화는 98년 6월 방송 PD 출신인 이석형씨가 함평군수에 취임하면서 찾아왔다. 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하고 12년 동안 방송 PD를 하면서 농업·환경문제를 주로 다뤘던 이 군수는 ‘나비박사’ 정헌천씨를 곤충연구소장으로 특채하고 나비축제를 계획했다.

이듬해 처음 열린 나비축제에 60만 명이 몰려 반향을 일으키면서 9년 연속 성공적으로 치러내 지역축제 중 가장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나비축제를 9년간 치르면서 1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함평군민이 약 4만 명인 점인 감안하면 30배 가까운 관광객이 몰려든 셈이다.

9년간 축제비용 48억3000만원을 들여 856억원의 총수입을 올렸다. 그동안 입장료 28억3000만원을 포함해 축제장 내 소득만 103억4000만원, 음식점·숙박업소의 주민소득은 92억4000만원에 달한다. 친환경 농산물 홍보 등에 따른 간접수입은 660억5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축제에서 엑스포로=함평군은 나비축제 성공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2004년 2월 세계나비·곤충엑스포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듬해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 조직위가 설립되고 박준영 전남지사가 위원장으로 나섰다. 이석형 함평군수가 이사장을 맡고, 군 직원 500명 중 40명이 조직위원으로 실무를 챙겼다. 정부도 2006년 6월 함평 나비산업특구를 지정하며 거들었다.

이어 엑스포 기반 조성 사업 기공식을 시작으로 국내외를 향한 대규모 마케팅이 펼쳐졌다. 중국·일본에서도 현지 설명회를 열고, 중국 여배우 천하오(陳好)를 중화권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중국·일본·홍콩의 기자들을 초청해 팸 투어를 벌이기도 했다. 국제곤충학회로부터 나비·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계 최초의 엑스포로 공인도 받았다.

함평군은 이번 행사에 외국인 관광객 10만 명 등 200만 명의 관광객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독일·영국·그리스·인도 등 세계 10개국의 나비·곤충 분야 학자와 관광·환경 전문가들도 대거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은 엑스포 때 입장료 수익 등이 최대 28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식당과 숙박 등 부대수익은 2000억원대로 내다봤다. 이 군수는 “엑스포를 계기로 함평을 세계적인 생태환경도시, 곤충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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