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무기시장 中東서亞洲로-美의회 조사국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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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세계 최대의 무기시장이 중동에서 아시아로 서서히 옮겨지고 있다. 美의회 조사국이 최근 발표한「개발도상국에 대한 무기공여」보고서에 따르면 91년 걸프전 이후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무기수입 비중이 중동에서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아시아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지금까지 아시아에 대한 무기수 출을 주도해온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하이테크무기 판매에 밀려 인기가급락하고 있는 것도 큰 변화다.
이 보고서는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은 여전히 최대의 무기시장이지만 지난 91년 이후 수입비중이 58.3%에서 94년 55.
7%로 하락,평화를 모색하는 중동의 새로운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에 반해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지역의 무기수입이 크게 늘고 있다.아시아의 무기수입 비율은 91년 26.3%에서 94년 39%까지 뛰어올랐다.
냉전시절 인도.베트남등 아시아지역에 대한 무기수출은 러시아가압도적이었다.그러나 91년 이후엔 미국이 한국.대만등에 하이테크 무기를 대량으로 판매해 러시아(20.9%)를 누르고 1위(43%)로 올라섰다.중국의 對아시아 무기수출 역 시 7%에서 3%로 크게 낮아졌다.
80년대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무기수출국이 돼 이란.이라크전쟁때는 양국에 지대함(地對艦)실크웜 미사일 2백基,전차 6백대,그밖에 화포등을 대량으로 팔아 이 돈으로 중국군 근대화를추진해왔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러시아가 이란 무기시장을 차지했는가 하면,이라크에 대해선 유엔의 국제제재로 수출을 할 수 없게 돼 중국의 무기수출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특히 걸프전을 통해 미국의 하이테크무기가 인기를 끌면서 싼 값의 중국 무기는 뒤로 밀렸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냉전종결 이후 일시 감소했던 세계 무기무역이 92년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냉전후 군비축소 경향에 브레이크가 걸린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터키.대만등 중동.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무기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SIPRI는 93년 세계전체의 무기거래액은 2백44억달러로,냉전이 끝난후 처음으로 전년에 비해 올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美국방부는 지난 2월 발표한「94~2000년 세계무기무역」이란 보고서에서『냉전후 중동.동아시아지역에서 높 아지고 있는군사적 긴장이 군비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東京=金國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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