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요타自 신임사장 오쿠다 히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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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도요타(豊田)의 공격적 경영을 주시하라.』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신임사장 오쿠다 히로시(奧田碩.62)를 맞이하면서 전열정비작업에 착수하자 디트로이트의 美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고급차 「렉서스」시리즈 이후 가뜩이나 주눅들어 있는 GM.포드.크라이슬러등 미국의 「빅3」는 오쿠다사장의 스타일이 공격적이라는 점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는 2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공식 취임할 오쿠다사장의 전략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월 스트리트 저널.뉴욕 타임스.
일본경제신문등을 종합하면 그의 전략은 크게 ▲해외시장 확대 주력 ▲新모델 개발 박차 ▲국내시장 점유율 회복등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그중 가장 먼저 꼽히는 해외생산및 판매 주력방침은 「빅3」의입맛을 떫게 하고 있다.바로 미국시장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이다.이와함께 중국.동남아.인도.남미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대한 판매전략도 한층 강화할 것이 확실시된다.
도요타는 그동안 이들 지역에서 온건한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미국차들이 이익을 보았으나 오쿠다사장은 『이제 그런 전략은 바뀌어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레저용 차량등 신모델을 꾸준히 개발하고,이를 발판으로 30%아래로 떨어진 국내시장 점유율을 그 위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오쿠다사장은 28년만에 첫 非도요타가문이라는 점에서 이미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전문가들은 오쿠다체제가 정식 출범하면 도요타는 기존의 소극적이고 안정위주의 경영에서 벗어나 과감하고도 공격적으로 변신할 것으로 내다보 고 있다.
유도 유단자인 그는 도박과 심야영화를 즐기며 성격은 사교적이고 호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새 사장으로 발표된 지난10일 그는 기자회견에서 『도요타를 젊고 활력있고 역동적인 회사로 만들겠다』며 적극성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종신고용제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냐는 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도요타는 자선단체가 아니다』고 되받아쳤다.그는 이어 『젊은층을 과감히 중용하겠다』고 밝혔다.그럴 경우 장기근속 직원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은퇴하는 것 말 고 달리 도리가 있겠느냐』고 응수해 인사정책에 대대적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그러나 아직도 일본의 전통적 기업관에 젖어 있는 도요타가그의 의도대로 움직여 줄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그는 『나를 보수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나에게 숨겨진 과격성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그의 이같은 발언은 세계 자동차업계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
도요타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생산시스템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일본의 다른 회사들이 달러당 92엔선에서도 적자를 면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도요타는 달러당 52엔이 돼도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모건 스탠리은행 일본현 지법인의 한 기업분석가는 말한다.
생산성 향상을 통해 한해 생산비용을 15억달러나 줄이는 저력을 지닌 도요타의 행보에 세계 자동차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것이다. 〈沈相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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