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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줄여 살아 남자" 전문대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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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올해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은 대구.경북지역 전문대학들이 '몸집 줄이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른 바 살아 남기 위한 구조조정이다.

17일 지역 전문대에 따르면 충원율이 낮은 학과를 중심으로 학과폐지나 전공전환, 명예퇴직, 정원조정 등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추가등록을 마감한 결과 영진전문대.대구보건대 등 일부학교를 제외하고는 충원율이 70%에도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떨어진 경북권 일부 대학은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산업정보대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예퇴직제를 도입, 이달 들어 퇴직을 신청한 교수 24명과 직원 1명 등 25명을 감축했다. 이 대학은 지난해 17명의 교수와 직원을 명퇴시켰다. 학교측은 재직 20년을 기준으로 명퇴와 조기퇴직으로 구분, 퇴직금을 차등지급하고 있다.

학교측은 또 오는 4월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원조정 시기에 맞춰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를 과감히 통.폐합하는 등 정원을 조정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자구노력의 하나로 계열.학과별로 독립채산제를 실시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행 계획을 마련 중이다.

예를 들어 이익을 내는 학과.계열의 경우 수익금을 기자재 구입비로 사용하게 하는 방안 등이다. 정원미달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학과는 도태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신입생 자원 감소 등 교육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희망퇴직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교수와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실시되기 때문에 반발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38%에 이어 올해도 충원율이 평균 45%(정원1968명)에 머무르고 있는 대구 모전문대는 3월 들어 구조조정을 본격 검토중이다.

이 학교는 이공계인 전기.컴퓨터.건축관련 학과와 인문계인 경영복지.비서관광계열의 충원율이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정원 충원율이 지나치게 낮아 교수의 전공전환, 미충원 학과 폐지, 정원조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포항의 모전문대학도 전기.토목.기계학과 등 이공계 충원율이 전체평균 85%에 못미치는 70% 수준이어서 이공계의 과명변경.전공전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4월까지 입시경향.충원율 등을 분석, 구조조정안을 만들어 내년 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대학 관계자들은 "재학생이 정원의 50%에 못미치면 교육인적자원부의 재정지원 사업에도 참여하기 어려워 학과운영에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신입생 자원부족에 따른 구조조정이 앞으로 정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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