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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헬스? 난 학교가서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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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 수영장.헬스장 등을 갖춰 주민들의 레저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은 서울 금호초교의 열린금호교육문화회관. [신동연 기자]

17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금호초등학교 앞. 스포츠가방을 맨 이정자(69.여)씨가 방과 후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이들 사이를 지나 학교 건물로 향한다. 학교 지하 1~3층에 있는 '열린 금호교육문화관'에서 수영 강습을 받기 위해서다.

李씨는 "2년 전부터 일주일에 다섯번 수영장에 온다"며 "집 근처에 수영장이 생겨 정말 좋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일부 학교가 지역 주민의 체육.레저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서울시가 생활체육시설 건립 부지 확보가 어려운 지역을 대상으로 학교 부지를 활용해 체육관.수영장 등을 짓는 학교시설 복합화사업이 잇따라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2002년 5월 금호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엔 이대부고와 당현초등학교에 체육관이 들어선 데 이어 이달 중 여의도중학교와 삼광초등학교에 체육 시설이 준공된다. 또 올해 말까지 숭인중학교에 수영장, 도봉중학교에 체육관을 짓는 등 8개 학교에 체육시설이 추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들 시설은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된다.

설립된 지 2년이 된 금호교육문화관의 경우는 지역 주민의 사랑방으로 자리잡았다. 인라인스케이트.요가.재즈댄스 등 체육강좌에서 영어회화.서예.마술교실 등 문화강좌까지 32개 프로그램이 개설돼 한달 수강생이 3500명에 이른다.

매일 오후 문화관 헬스장에서 운동을 즐기고 꽃꽂이 강습도 듣는다는 주부 강성심(47)씨는 "학교가 관리를 깔끔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용료도 시중의 반값 수준이어서 부담 없다"고 말했다.

송영길 문화관장은 "구릉지에 다세대주택이 모인 '달동네'지역이어서 체육.문화시설이 부족했던 터라 신규 회원 등록기간에는 오전 5시부터 신청자가 줄을 설 정도"라고 자랑했다.

438평 규모의 이대부고 체육관도 이달 중 지역 주민 배드민턴동호회에 개방될 예정이다. 매일 오전 5시30분부터 두 시간 사용토록 하고 전기료.수도료로 한달 25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최근 체육관 이용 협약을 맺었다.

노원구 당현초등학교는 이달부터 평일엔 오후 9시, 토.일요일엔 오후 8시까지 주민들에게 체육관을 개방하고 있다.

서울시 정태옥 체육청소년 과장은 "구민을 위한 체육센터가 부족한 곳을 대상으로 학교시설 복합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2006년까지 20여곳으로 늘려 시민 전체가 골고루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복합화사업 건축비는 서울시 40%, 구청 10%, 교육청 50%를 분담한다.

신은진 기자<nadie@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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