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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억 파문-정치권.연희동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석재(徐錫宰)前총무처장관이 9일 검찰에 출두하고 진원지가 밝혀지면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파문이 새로운 국면을맞고 있다.민자당은 사태조기수습을 바라는 반면 야당은 연일 철저수사를 촉구하고 있다.야권 3당은 특히 송석린 (宋錫麟).김일창(金溢昌)씨등 중개인으로 지목된 사람들의 지명도가 미미하자『축소.은폐수사의 가능성이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연희동측은 불쾌감 속에 일단 관망상태다.
…민자당은 徐前장관의 출두를『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반기며이번 파문이 조기에 종식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또 파문진원지가 요식업자등 일단 전직대통령측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인사로 밝혀지자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게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박범진(朴範珍)대변인은『검찰이 발언경위와 진위를 정확하게 조사,의혹을 풀어줄 책임이 있다.조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게 당의입장』이라고 짤막하게 언급했다.김영구(金榮龜)정무장관은『검찰에출두했으니까 조금 있으면 밝혀지지 않겠느냐』면 서『언론보도만을놓고 보면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민주계 의원들은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오랜만에 얼굴을 보인 최형우(崔炯佑)의원은『다음에 얘기하자』고 회피했고 서청원(徐淸源)의원은『오늘중 전말이 밝혀지지 않겠느냐』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徐前장관이 경위서에 담지 않은 내용을 추가 해명할지와검찰이 발설자들을 조사,어떤 얘기가 나오느냐 여부에 따라 뜻하지 않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가칭 새정치국민회의측은 宋.金씨외에 제3의 중개인이 있다고 본다.또 카지노 업자의 비자금 1천억원이 전직 대통령의비자금 4천억원으로 와전됐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며 오히려 전직 대통령이 카지노 업자의 명의를 빌렸을 가능성을 지 적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를 처음 터뜨린 김원길(金元吉.서울도봉갑)의원은『徐前장관이 金.宋씨가 보도진에 말한 정도만듣고 경제수석이나 국세청장에게 실명화 가능성을 타진했다고는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당내 진상조사특위(위원장 趙世衡의원)는 일단 9일오전 전체 회의를 열고『50억원이상 실명전환자의 명단을 공개하라』고 국세청에 요구했다.본격적으로 자체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카지노자금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문제의 카지노 업자는 J씨이며 그밖에 국제 금융통인 K씨가 비자금 관리의 또다른 주역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조사 결과가 결국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채 정부에 대한 불신만 높아질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규택(李揆澤)대변인이『이번만은 과거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이나 율곡사업비리때처럼 해명성 수사로 넘어가면 안된다』는 성명을발표하기는 했으나 이기택(李基澤)총재는『(金.宋씨의 등장으로)수사 결과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크게 기대않는 표정이다.李총재는『그렇게 되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부담이 커질 것은 물론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 호재를 적극 활용하려는 태세다.
…자민련도 검찰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김종필(金鍾泌)총재는 9일 총재단 회의에서『지금까지 보면 검찰의 대형사건 수사는 항상 미흡했다』고 지적하고『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 다』며 상황에 따라 대여(對與)공세에 나설 생각을 비췄다.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두 전직 대통령 모두가 서울을 떠나있는 가운데 양측은 사태추이를 지켜보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全前대통령측은『검찰조사가 하루이틀 사이에 마무리될 것』이라며『결과를 본뒤 나름대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는 여전히 잔뜩 나있다.한 측근은『일국의 장관이라는사람이 너무 한심하다.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간다.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며 발끈했다.
全前대통령의 친인척 관련설과 관련,『김일창이라는 사람은 이름도 못들어본 사람』이라며『하지도 않겠지만 그런 사람을 통해 徐前장관에게 타진하겠는가.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盧前대통령측은『조사결과를 일단 기다리겠다』면서『발설자로거명되는 사람들이 신빙성이 있는 사람들이냐』고 되묻고 있다.
한 측근은『우리는 처음부터 관련없으니 조사결과도 우리하고 무관하게 나올 것』이라며 자신있다는 표정이다.
〈金鉉宗.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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