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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 재평가된 왕년의 팝 스타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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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 03면

마돈나, 섹시 걸에서 디바로

1984년, 전형적인 섹스 어필 여가수가 ‘처녀처럼(Like a Virgin)’을 부르며 TV 속으로 뛰어들어왔다. 진한 화장에 야한 옷차림, ‘돈 밝히는 여자(Material Girl)’라는 노래를 부르는 마돈나(사진)를 두고 미국 잡지 ‘피플’은 6개월 안에 잊혀질 거라 비웃었다. 이후 20년 동안 마돈나가 수십 곡의 톱 텐 히트를 기록하고 성숙한 아티스트이자 팝의 우상으로 우뚝 서리라 예상한 평론가는 아무도 없었다. 연예 산업 분야에서 섹시 걸로 반짝 소비되고 사라져간 수많은 여자 팝 가수 가운데 거의 유일한 사례다. 마돈나는 대중 문화의 논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매번 변신을 거듭하면서 지금의 위치를 찾은 것이다. 지난달 마돈나는 드디어 모든 팝 스타의 꿈인 뉴욕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글램 록과 데이비드 보위

1970년대 초, 요란한 화장과 헤어스타일, 번쩍거리는 복장과 ‘쇼’를 동반한 록 음악이 등장했다. 이름하여 치장한 록(Glam Rock). 영화 ‘벨벳 골드마인’으로 기억되는, 글램 록의 전성 시대에 주역은 데이비드 보위였다. 소녀 팬들은 열광했지만 소위 ‘진짜 음악 팬’이라는 사람들은 차가운 시선을 던졌다. 그러나 글램 록은 하드 록, 프로그레시브 록으로 복잡하게 분화하는 경향에 반대하여, 록 음악이 최고였고 한껏 차려 입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됐던 초창기로 돌아가려는 시도였다. 데이비드 보위는 이런 경향을 다듬고 기술적으로 완성시켰다. 그가 재평가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펑크 밴드들이 등장하면서부터였다. 최근 데이비드 보위는 ‘주노’ 등 영화음악에 참여하는 한편 배우로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프린스, 변태 안쪽의 천재성

왜소한 체구에 우스꽝스럽게 부풀린 머리, 과장된 의상, 어린아이 같은 새된 목소리, 거기다 외설적인 댄스. 도무지 대중의 사랑을 받기는 힘들어 보이는 겉모습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프린스는 수퍼스타가 되었다. 84년 발매된 프린스의 앨범 ‘퍼플 레인(Purple Rain)’은 빌보드 정상을 24주간 지키며 보랏빛 비로 세상을 흠뻑 적셨다. 90년대 이후에는 성희롱 추문, 시상식장 난동 사건, 수차례에 걸친 예명 바꾸기 등 팝 스타라기보다는 스캔들 메이커로 이미지가 변해 갔다. 하지만 이런저런 외양에도 불구하고 천재적 뮤지션, 팝의 거장으로서 프린스의 위치는 해가 갈수록 새로이 평가되고 있으니 ‘80년대 팝계의 혼돈과 위태로부터 돌출한 가장 선동적인 천재’라고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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