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갈피] 세계 경제 흔든 서브프라임의 본질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21세기 경제괴물 서브프라임의 복수
에가와 유키오 지음·김형철 편역
선암사,
272쪽, 1만3000원

미국에서 태어난 ‘괴물’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다.

이 책은 서브프라임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기 쉽게 해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언론에서 서브프라임 문제를 보도했지만 단편적인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왜 일어났고 ▶손실규모가 얼마나 되며 ▶세계 금융·증권·부동산 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 총체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또 이로 인해 한국 경제는 어떻게 변화하고,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할지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무디스·CSFB·도이치증권 등 국제금융계에서 경력을 쌓은 에가와 유키오 도이치증권 전무의 저서 『서브프라임 문제의 교훈』을 번역한 것이다. 여기에 한국경제 편집국장을 지낸 역자가 부동산 사이트에서 명쾌한 경제 분석으로 유명한 ‘아기곰’(필명)의 글과 현대경제연구원 등의 분석을 추가로 엮었다. 이때문에 에가와 유키오의 원서보다 내용이 훨씬 풍부하고 이해하기 쉽다.

이 책은 서브프라임사태가 단순히 금리가 오르고 주택값이 떨어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능력이 안되는 사람들이 빚을 얻어 집을 샀고, 대출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이들에게 ‘뒷돈’을 댄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수입증명 서류를 누락해도 대출을 내주는 허술한 신용 평가도 지적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문제는 개인 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부동산값이 급등한 우리에게도 ‘타산지석’의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분명 한국 경제에도 부적정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위기속에서도 기회를 잡는 사람은 있는 법. 이 책은 서브프라임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바람직한 주식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워렌 버핏 같은 ‘수퍼 리치’들이 금융 불안기에 쓰는 투자기법이라고 한다. ‘아기곰’의 국내 주택 시장 전망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안해하는 부동산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하다.

정철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