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등돌린 제주 민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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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제주도에서는 민주당이 3석 모두를 차지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제주도는 1992년 14대 총선에서 무소속 3명을 당선시킨 것을 제외하고, 소선구제로 치른 총선인 1988년 13대 총선 이후 2004년 17대 총선까지 줄곧 집권 여당에 표를 몰아 줬다.

반면 이번 총선 결과는 달랐다. 새 정부가 4·3위원회 폐지를 검토, 4·3사건 60주기를 맞은 도민들의 정서를 자극한 게 여당의 패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 부처 장·차관을 배출하지 못해 ‘지역홀대론’이 불거졌고,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과는 달리 최근 ‘제2공항 건설 신중론’을 편 것도 패인으로 꼽힌다.

결국 제주도는 지사는 무소속이고, 도의회는 한나라당이 다수이며, 국회의원은 모두 민주당인 ‘기묘한’ 상황이 됐다.

한편 5선 관록의 현경대 후보가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바람에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내분까지 벌어졌다.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10일 오후 “총선 패배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말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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