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칠레에선 한국 차가 일본 차 앞질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칠레는 남미의 대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낀 경제 소국이다. 하지만 세계 20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시장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 탄탄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올해도 칠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소 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자본을 끌어들이고 자국 상품을 널리 알리는 데도 적극적이다. 한국·칠레 FTA 체결 4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칠레 외교부 산하 국가이미지(Country Image)국 오스카 트론코소 무노스(사진) 국장을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인터뷰했다.

-국가이미지 높이기 전담 부서를 언제 만들었나.

“1992년부터 논의를 시작, 4년 전 설립했다. 이런 일을 잘하고 있는 호주·아일랜드·뉴질랜드 등을 벤치마킹했다. 농림부·재정부·관광청 등과 범정부적으로 협력할 뿐만 아니라 수출기업 등 민간과도 손을 잡고 일하고 있다.”

-전략지역은 어디를 말하나.

“전 세계에 모두 칠레를 잘 알릴 순 없다. 칠레와 FTA를 체결한 나라, 무역교류가 많은 나라를 선정해 집중 공략하고 있다. 브라질·미국·멕시코 미주 3개 국가와 영국· 스페인·독일의 유럽 3개 국가, 여기에 중국·일본·한국의 아시아 3개 국가가 전략지역이다. 이들 국가에 칠레의 농산물이나 음식의 매력을 홍보하고, 칠레가 왜 투자하기 좋은지뿐만 아니라 칠레 문화와 칠레 사람들이 따뜻하고 약속을 잘 지킨다는 것도 함께 알려 나가고 있다.”

-국가이미지 업그레이드 전략이 실제 성과를 내고 있나.

“칠레가 남미 중 부패가 없고 안정적이라는 점이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06-2007년 경쟁력 지수에서 칠레가 지역 라이벌 멕시코(58위)나 브라질(66위)보다 훨씬 높은 27위를 차지했다. 또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AT 커니가 조사한 2007년 서비스 산업 아웃소싱 지수에서도 7위를 했다. 에어 프랑스·씨티그룹·유니레버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칠레에 남미 연구·마케팅 본부를 만들었다.”

-한국과의 FTA가 칠레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됐나.

“2003년 15억 달러(약 1조4000억원)에 머물렀던 양국 간 교역이 지난해엔 70억 달러로 커졌다. 칠레 소비자들은 한국의 하이테크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살 수 있게 됐다. 한국 입장에선 칠레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칠레는 일본과도 2007년 FTA를 체결했는데 칠레 수입차 중 일본 차의 비중은 25%인 반면 한국 차는 30%를 차지하고 있다.”

-20개국과 FTA를 체결했는데 앞으로 이 같은 개방정책을 고수할 것인가.

“칠레는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개방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현재 54개국과 FTA 또는 특혜무역협정(PTA) 같은 협정을 맺고 있는데 이들 국가와의 경제 교역이 칠레 전체 교역 중 85%를 차지한다. 호주와의 FTA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베트남·말레이시아와도 협상 중이다. 장기적으로 세계 모든 국가와 쌍무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