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흘린땀한말 총선때 10개보장-휴가반납 野3당대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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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야권 3당 대표들에게 올여름 휴가는 없다.가칭 새정치국민회의와 자민련.민주당등 3당의 대표들은 분초를 아껴가며 집안팎 단속에 분주하다.창당.당세확장.분당(分黨)국면 극복등 다양한 일때문이지만 결국은 9개월 앞으로 닥친 총선 때문이 다.
野 3당 대표의 측근들은 올여름에 흘릴 땀을「군대훈련중의 땀한말」에 비유한다.올여름에 흘리는 땀 한말이 내년 총선에서 의석 10개를 좌우한다는 얘기다.
새정치국민회의의 김대중(金大中.DJ)상임고문은 올여름 휴가 계획을 짜지 않았다.그의 요즘 일정표는 30분단위로 짜여진다.
2년반여만에 정계에 복귀한 만큼 공백기간을 만회하느라 분주하다.「어디를 가려 해도 서울에서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휴가를 갈 수 없다고 했다.하루 두세건의 회의를 주재하고 30~40명의 당내외 인사들과 1대1 접촉을 갖는다.
DJ의 1일 아침은 보통사람들의 출근전인 오전8시부터 시작됐다.이 시각 그는 亞太재단 간부회의를 주재했다.신당과 아태재단두집 살림을 관장하느라 더 바빠졌다.여의도 당사로 가는 짬을 이용해 서울시의회 문일권(文一權)의장과 만났다.
文의장이『민주당 시의원 1백30명중 1백15명 정도가 신당에합류할 것같다』고 보고하자『더 열심히 해보라』고 당부했다.오전10시에는 신당의 지도위원회의가 있었다.오찬은 재야 지도자 K씨,오후에는 동교동에서 당내외 인사 20여명과 면담,만찬은 창당기획단 위원들 격려등.수행팀이 코피를 흘릴 정도로 바쁜 나날들이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는 요즘 지각(遲刻)없는 모범사원이다.민자당 시절만 해도 심사가 불편하면「칭병(稱病)」이 다반사였지만「오너」총재가 된 뒤에는 보기 힘들다.
매일 오전8시10분 청구동 자택을 나와 오후5시까지 당사를 지키고 하루 20~30명을 면담한다.1일 월례조회에서 그는 사무처 당직자들에게『한시대의 정치를 선도하는 긍지를 갖고 일하자』고 당부했다.
조회 직후 측근을 통해당직자.사무처요원들에게 휴가를 가도록 지시했다.그러나 이날 휴가령은『총재는 휴가를 안 간다』는 방침과 함께 전달됐다.자민련 당직자들중 실제 휴가를 즐길 사람은 극소수 같다.
JP는 말복(末伏)을 앞두고 다음주부터는 지방행을 할 계획이다.지난 지방선거때 방치했던 수도권및 취약지역 입성을 위해서다.7일 수원,8일 인천,9일 마산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기택(李基澤)민주당총재는 더 바쁘다.지난달 31일 오후 9시부터 시작된 북아현동 자택에서의 대책회의는 자정이 다 돼서야끝났다.요즘들어 매일 있는 일이다.수시로 외부 영입 인사도 만나고 있다.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보궐선거에서 이 긴 뒤 경주에서 넉넉한 휴가를 즐겼지만 옛날 얘기다.
1일 오전 9시 당사에 나와 총재단 회의를 주재하고 김원기(金元基)부총재와는 1시간여 밀담을 나누고,오후에는 사조직 사무실에 가서 위원장들을 격려했다.항상 뭔가를 생각하고 메모하는게요즘 李총재의 새로운 특징이다.
〈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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