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채시라.이승연 색깔있는 연기 선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탤런트 채시라(27)와 이승연(26).
저마다 가지고 있는 연기의 폭과 깊이를 한차원 높이고자 이들이 「변신」을 꿈꾸고 있다.두 톱스타에게 올 여름은 「반란의 계절」이 될 듯.
먼저 이승연은 「야누스」가 된다.
그녀는 31일부터(매주 월.화 오후9시50분)방영되는 새 미니시리즈 『거미』의 주인공.이름은 다르지만 똑같은 모습의 「주리」와 「미치코」로 동시출연,1인 2역을 한다.아주 극단적으로대비되는 인물이다.
미모의 천재유전공학자 「주리」는 선녀(善女)인 반면,주리의 모습으로 성형수술한 「미치코」는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는 악녀(惡女). 10부작 납량물 『거미』는 일본의 신흥종교집단이 살인독거미를 이용,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며 무차별 살상을 자행한다는이야기. 「주리」는 거미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나 「미치코」는 주리의 연구결과를 빼내는 광신자다.
『1인 2역은 처음이에요.워낙 닮은 꼴이어서 초반엔 혼란스러워도 재미는 있을 거예요.』 『아마 5부정도 지나야 두 인물이대결로 치달을 것』이라는 그녀는 애써 꾸미기 보다는 연출자(이재갑)의 요구에 순응하면서 「색깔」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미 『사랑을 그대 품안에』 『호텔』 등 멜로드라마류에서 「장기」를 발휘한 그녀에게 SFX 등 첨단기법이 동원된 『거미』는 분명 새로운 도전이다.
최근 가수 김민종과의 「염문설」로 맘 고생을 겪은 그녀는 92년 미스코리아 미(美)로 출발,모델.배우.MC 등을 두루 거치며 재능을 맘껏 펼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불같은 여자」 채시라의 반란은 파고가 더 거세다.지난 1월『아들의 여자』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깜짝 놀랄 일이었다.
나이트클럽에서 반라의 슈미즈 차림으로 관능적인 춤을 추며 에로스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때 입증된 춤 솜씨로 그녀는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의 삶을그린 드라마 『최승희』의 타이틀롤을 맡게 됐다는 후문이다.그녀는 『아들의 여자』이후 다른작품의 출연을 일절 삼가고 한국무용가 김백봉(경희대 명예교수)선생에게 춤만을 배웠 다.
8월15일(오후10시30분),16일(오후11시)이틀동안 8.
15특집드라마로 방영될 『최승희』에서 그녀는 무르익을 대로 익은 연기와 새로운「끼」를 발산한다.
여기서 그녀가 실연할 춤은 모두 11편.
『초립동』 『무당춤』 『검무』 『신로 심불로』 『장구춤』 『관음보살』 『옥통수』 『백로』 등을 통해 그녀는 최승희의 비극적 운명과 수난의 편린들을 전한다.지난번 화제의 「배꼽춤」과는전혀 딴판인 춤들이다.
『여명의 눈동자』 『아들과 딸』 『서울의 달』 『아들의 여자』서 한결같이 「가련한 여인상」을 보여준 채시라.그녀에게 있어연기는 곧 공기와 물과 같이 일상적이지만 없어서는 안될 「삶의일부」가 돼가는 느낌이다.
鄭在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