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한나라 다시 들어가 당 쇄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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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친박연대 홍사덕 후보가 9일 오후 당선이 확정되자 대구시 서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연대 홍사덕(65) 후보는 9일 오후 당선이 확정되자 “대구 서구 주민의 승리다. 서구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주민이 믿어주신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시 평리동 선거사무소에서 TV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홍 당선자는 “한나라당에 다시 들어가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당을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말도 했다.

홍 당선자의 이번 선거과정은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잘못된 공천의 책임을 묻겠다”며 지난달 21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서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 대표를 향해 정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하지만 이틀 뒤인 23일 강 대표가 공천 파동에 책임을 지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종현(58) 후보를 내세웠다. 선거전은 김이 빠지는 듯했다. 교수 출신으로 정치 신인인 이 후보는 지명도에서 홍 당선자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당연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당선자의 지지도가 이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선거운동이 진행되면서 상황이 조금씩 달라졌다. 강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느닷없이 온 철새’라며 홍 당선자를 집중 공격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오차 범위에서 널뛰기하는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홍 당선자는 ‘철새론’을 잠재우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5선을 지낸 중진 정치인이 아무런 연고가 없는 곳에 출마해서다. 주민들은 “당선된 후 강 대표처럼 서울로 갈 것 아니냐”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다. IT(정보기술) 전문가로 대구테크노파크 등을 키운 이 후보의 ‘토박이 경제 일꾼론’도 그에겐 부담이 됐다.

홍 후보는 지역 개발 공약을 제시하고 “낙후한 서구를 바꾸겠다. 서구를 지키겠다”며 진정성 알리기에 온 힘을 쏟았다. ‘박근혜를 살리고 한나라당을 살리겠다’는 구호도 빼놓지 않았다. 높은 인지도에 ‘박풍(朴風)’까지 작용했다. 탤런트 김을동(친박연대 비례대표 5번)은 선거 기간 내내 서구에 머물며 홍 당선자와 함께 골목길을 누볐다. 7일에는 김을동의 아들이자 TV드라마 ‘주몽’으로 유명한 탤런트 송일국이 홍 당선자의 사무실을 찾아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경북 영주 출신인 홍 당선자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11대 총선에서 민한당 영주-영양-영풍-봉화 선거구에서 출마해 당선된 뒤 12, 14,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번 선거에서 친박연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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