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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며생각하며>40.周易연구.전수 한평생 金碩鎭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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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야산은 6.25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사람들에게 알려주어 주역 천수송(天水訟.)괘에 적힌대로 정확히 3백호를 인솔하고는 「나는 피란을 가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게 졸면서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간다」면서 안면도(安眠島)로 갔다■ 1948년의일이었다.전쟁이 끝난 다음 이들 가운데 일부는 헤어지고 나머지는 부여 고부실(孔子의 고향 曲阜와 이름이 비슷하다)마을에 정착하였다.김석진씨 일가도 야산을 따라 안면도로 갔다가 다시 고부실로 와서 살게 되었다.땅도 집도 없는 「야산 패거리 걸인」이라고 남들이 부르는 신세였다.김석진씨는 말한다.
『난리통이라 집 없는 것이 특별히 부끄러울 것도 없었어요.선생님은 무술(戊戌)년(1958년)에 70세로 돌아가셨습니다.그때부터 저는 어미 잃은 병아리가 되어 어디 가서 물어볼 데도 없이 혼자 공부해 오고 있어요.』 그는 대전과 서울 두 곳을 오가며 뜻있는 사람들에게 주역을 가르치고 있다.야산 주역의 가장 큰 특징은 「後天」이라고 그는 조용히 말한다.선천(先天)시대는 이상만 있던 천도(天道)의 시대,남성적인 시대였고 후천시대는 인사(人事)의 시대,결실의 시대,지상낙원이 실현되는 여성적인 시대라고 그는 말한다.그는 후천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주역 전도사」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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