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챔프전 1승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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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로 킥으로 승부를 낸다. 이종 격투기에서 장신 선수와 상대하는 단신 선수의 모습이 아니다.

바로 프로농구에서 장신 군단 KCC를 상대하는 서울 삼성의 전략이다. 삼성은 이상민(20점), 강혁(11점)의 빠른 스피드와 과감한 돌파로 KCC의 중앙을 파고들었다. 전광석화 같은 빠른 속공으로 거인의 발을 묶었고, 여의치 않으면 위력적인 외곽포로 KCC를 괴롭혔다

견디지 못한 거인은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서울 삼성이 8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KCC를 93-85로 물리쳤다. 원정경기에서 2연승을 챙긴 삼성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1승만을 남겨 놓게 됐다.

삼성은 서장훈(2m7㎝), 브랜드 크럼프(2m5㎝) 등이 버티고 있는 KCC에 비해 신장이 열세다.

이런 단점을 빠른 스피드와 유기적인 협력 수비로 극복했다. 삼성은 1쿼터에 외국인 선수 테렌스 레더(19득점)가 13점을 넣는 활약에 힘입어 32-14로 앞서 나갔다. 2쿼터에 추격을 허용했지만 49-37로 전반전을 마쳤다.

지난 1차전 3쿼터에서 테크니컬 파울 2개로 퇴장당했던 서장훈(25점)은 3쿼터 들어 공수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임재현(13점)의 3점포로 52-58까지 따라붙은 KCC는 제이슨 로빈슨(18점)과 임재현의 연속 골로 2점 차로 따라붙은 뒤 3쿼터 2분2초를 남기고 서장훈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처음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신명호(2득점)가 골밑슛을 넣으며 1분16초를 남기고 역전에 성공했다.

63-69로 뒤진 채 4쿼터를 시작한 삼성은 특유의 외곽포를 앞세워 대반격을 펼쳤다. 이상민은 72-75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라 3점포 2방, 이어 속공으로 80-77로 달아나며 승부의 추를 다시 삼성 쪽으로 돌려 놓았다. KCC는 81-85에서 추격의 기회를 잡았지만 잇따른 범실로 자멸했다.

특히 종료 1분35초를 남기고 삼성의 실책으로 여러 차례 득점 기회가 왔지만 로빈슨의 무리한 공격으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3차전은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전주=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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