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엘리트 경상도출신 편중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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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한국 집권엘리트의 권력관계를 규정하는 것은 지역이며 경상도 출신의 집권엘리트 점유율이 인구비율의 거의 두배에 가까워 과대대표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논문이 나왔다.
한국 정치학의 위상파악과 미래 조망을 위해 「광복 50년,한국정치 50년」을 주제로 지난 20~21일 이틀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정치학회(회장 柳世熙 한양대교수)의 제5회 한국정치세계학술대회에서 황종성(黃鍾性.연세대강 사)박사가 발표한 「한국 정치엘리트의 구성과 변동」이 바로 그것.
黃교수는 대통령비서실등 측근엘리트,여당 국회의원과 당직자같은정당엘리트,장관급의 행정엘리트를 대상으로 3共이후 이들간의 네트워크구조를 분석했다.네트워크분석이란 행위자들을 연결짓는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사회적 행위나 과정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미국.일본 등지에서 정치엘리트연구에 널리 활용되는 방법.黃교수는 중첩성과 집중성을 분석기준으로 삼았는데 이중 출신지역과 사회배경을 중심으로 한 집중성 부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르면 3共이후 집권엘리트는 모두 5백25명으로 이중 경상남북도 출신자는 정권별로 30.4~37.5%로 매우 높은 집중성을 보인다는 것.이들의 출생및 성장시기에 해당하는 41년의 인구분포를 보면 경상도 인구비율이 19.6%로 경상도출신 집권엘리트가 10.8~18.2%포인트나 과대 대표되고 있어 지역성이 한국정치엘리트의 구성과 변동에서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주고 있다.특히 경상도출신들이 대통령비서실장,수석비서와 안기부장,경호실장등 측근엘리트로 재임한 총기 간은 4共을 제외하고는 전체의 40%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역대 정권의 정통성이 약해 정치적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높은 상태에서 지연(地緣)과 같은 1차적 유대가 정치적 「거래비용」을 낮추는 수단의 하나로 인식되었기 때문 이라는 설명이다.김영삼(金泳三)정부에서도 金대통령의 지역기반인 경남출신이 인원수기준으로 정당엘리트의 36.7%를 차지해 지역성이 여전히 위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행정엘리트에만 초점을 맞추면 경제영역에서는 지역적 네트워크의 집중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즉 경제영역에서 경제기획원.재무부,非경제영역에서 내무부.법무부로 국한하면非경제영역에서 경상도출신의 재임률이 최저 48% 에 달하는데 반해 경제영역에선 5共을 제외하고는 30%이하에 그치고 있다는것.또 전체적으론 전남이 정상대표수준이상의 재임률을 보였는데 이는 당면 경제문제에 따라 적임자를 고르는 기술성이 크게 고려됐다는게 黃교수의 설명이다.같은 이 유로 68년 경제수석실이 생긴 이후 대통령측근의 경제부문에선 3共때 정무수석을 겸임한 김학렬(金鶴烈)을 제외하면 비경제영역과 경제영역의 엘리트가 중첩된 경우가 없어 그간의 정치적 동요와 상관없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했다고 한다.
金成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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