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언제 터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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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요미우리가 홈런 폭풍을 일으켰다.

개막 이후 5연패를 끊었고, 들끓던 여론도 잠재웠다.

요미우리는 3일 도쿄돔에서 열린 주니치전에서 6회까지 1-5로 밀렸다.

그러나 7회 들어 무기력했던 타선이 폭발했다. 7회 2사 1·2루에서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3점 홈런, 후속 타자 가메이 요시유키가 솔로 홈런을 터뜨려 5-5 동점을 만들었다. 도쿄돔 함성이 높아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가 우월 역전 홈런을 터뜨렸다. 기적 같은 3연속 타자 홈런.

요미우리 선수단은 6-5 역전승을 확정한 뒤 그라운드에 도열,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이날도 이기지 못했다면 ‘거함’ 요미우리는 침몰 위기로 치달을 뻔했다.

전날까지 73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개막 후 5연패에 허덕이자 일부 팬들은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사과와 연간 회원권 환불을 요구했다.

와타나베 쓰네오(82) 요미우리신문 회장도 노기를 감추지 않았다. 와타나베 회장은 1일 주니치전 패배 후 “이런 바보 같은 경기는 다시 보러 오지 않겠다”며 분개했다.

지난 겨울 와타나베 회장은 하라 감독이 원하지도 않던 알렉스 라미레스(연봉 5억 엔), 마크 크룬(3억5000만 엔), 세스 그레이싱어(2억5000만 엔) 등 비싼 외국인 선수들을 사들였다. 당장 일본시리즈 우승기를 찾아오라는 명령이었다.

게다가 와타나베 회장은 지난주 “4~5년 뒤 다카하시가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33세 현역 선수를 차기 감독으로 점찍자 하라 감독은 지휘력에 치명상을 입었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3명은 기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팀워크 깨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요미우리는 이날 다행히 기존 멤버들이 홈런 폭죽을 터뜨리며 연패를 끊었다. 이승엽(32)은 홈런쇼에 참가하지 못한 채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주니치 이병규(34)는 3타수 1안타를 때렸다.

한편 야쿠르트 임창용(32)은 요코하마와의 원정경기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6-3 승리를 지키며 시즌 2호 세이브를 올렸다.

도쿄=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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