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제공 물량싸고 막판 신경전-北京 쌀회담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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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2차 베이징(北京)회담 마지막 날인 18일 남북한 양측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오전.오후에 걸쳐 두차례 회담.
남측대표단 숙소인 중국대반점 2008호 회의실에서 오전10시에 속개된 오전 회담에서 양측은 내놓을 카드를 모두 꺼내놓고 일괄타결하는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했다.특히 남측에서 추가제공할쌀 물량을 놓고 양측 대표가 밀고 당기는 신경전 을 계속하는 바람에 양측은 일단 정오가 조금 지난 낮12시10분 일단 오전회담을 마치고 각각 본국에 오전 상황을 보고했으며 본국의 훈령이 전달된 오후 늦게 다시 접촉을 갖고 최종 절충작업을 벌였다.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은▲추가제공할 쌀 물량과 조건▲우성호 송환시기▲3차회담 개최장소▲북의 대남비방중지 등으로 압축.북측은 처음부터 추가로 제공되는 쌀의 양이 얼마이며 어떤 조건인가를 집요하게 물어왔고 남측은 이에 대해 추가로 쌀을 제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북측이 먼저 조성해줘야 한다며 북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문제삼았다는 후문.
남측은 1차회담에서 아무런 조건없이 15만t을 무상제공키로 했음에도 인공기 게양사건이 터지고 쌀제공을 지방선거에 이용했다는 비난보도가 있었는가 하면,우성호 송환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 .
○…전금철(全今哲)단장을 비롯한 북측대표들이 오전회담을 마치고 호텔로비로 내려오자마자 내.외신기자들에 둘러싸여 걸음이 어려울 정도.
全단장은『회담이 끝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시 만나기로했다』면서 다소 굳은 표정.
호텔로비를 빠져나가면서 쌀요청 양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한채『남조선 언론들이 추측보도를 해서…』라며 다소 불쾌한 기분을 보이기도.우성호 선원 송환문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언론보도를 의식한듯 전날 밤에도 우성호 문제는 본회담의 의제가아니라고 강한 어조로 발언.[北京=文日鉉.兪英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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