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재산까지 내놨는데 성공 못하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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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청와대 비서관 40여 명에게 임명장을 주고 오찬을 함께 했다. 비서관들은 모두 부부 동반으로 참석했다. “이전 정부에선 없던 이례적인 일”이다. 이 대통령은 “내가 재산까지 내놓고 온갖 네거티브를 겪으며 대통령이 됐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런 바보 같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라며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 행복을 느끼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는 실세가 없다. 누구든 열심히 뛰어 주는 사람이 고맙다”며 “나에 대한 충성보다는 자신의 목표, 함께 공유하는 목표를 위해 뛰어 달라”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 내부에서 파워게임을 벌이거나, 실세인 양 힘을 휘두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도 자리를 함께 했다. 김 여사는 비서관 부인들에게 “남자는 흙으로 만들었고,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로 만들었으니 남자는 토기고, 여자는 본차이나”라고 비유했다. 이어 “토기는 떨어지면 깨지지만 본차이나는 깨지지 않으니 남자보다 여자가 강하다. 남편이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에 늦게 들어오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내조를 잘해 달라”고 부탁해 박수를 받았다. 이동관 대변인은 68세의 김백준 총무비서관을 “헌정 사상 최고령 비서관일 것”이라고 소개해 폭소가 터졌다. 부부인 신혜경 국토해양 비서관과 서동원 공정위 부위원장은 본인과 배우자 자격으로 두 번씩이나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화제가 됐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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