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美변호사 우울증에 시달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당신은 변호사들을 우울증에서 해방시킬수 있는 묘안을 갖고있는가." 미국인들이 흔히 전하는 농담이다. 그만큼 변호사는 스트레스가 많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직업으로 통한다. 많은 임상의들은 변호사가 다른 직종에 비해 훨씬 심한 정신적 질환에시달리고 있다는 증거들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지난 90년 존 홉킨스대학 연구에 따르면 변호사들은 다른 1백3개 직종 종사자들보다 심한 우울증에 빠질 확률이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노스 캐롤라이나州 캠프벨대학의 조사 결과 州내 변호사의 11%가 한달에 최소한 한번은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충격적 사실이 드러났다.
『많은 변호사들은 이상적 꿈을 갖고 이 직업에 뛰어들게 되지만 조만간 그들의 성격이 비뚤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고 뉴욕의 심리분석가인 미타엘 에이겐 박사는 말한다.
물론 이는 자기자신을 포기하다시피 해야 효율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한 전문직종 종사자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문제다.그러나 변호사들의 정신적 고통은 특수한 요인들에 의해 격화된다.에이겐박사는 『의사들이 누군가를 돕는다는 만족 감을 얻는 것과는 달리 변호사들은 누군가를 돕기위해 종종 다른 누군가를 해칠수 밖에 없는 고뇌에 사로잡힌다』고 말한다.프로이드의 심리학 이론은 『인간은 그들 주변의 환경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느낄 때 행복해한다』고 가르친다.하 지만 많은 변호사들,특히 대형 법률회사에서 일하는 신출내기 변호사들은 몇년동안 고생해도 일의 성과를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나의 재판이 끝나기까지는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린다.송사(訟事)를 주도하는 고참이 아니면 대부분 변호사는 재판 결과를 확인하지도 못한 채 다른 송사를 맡게된다』고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아브라미스는 말한다.
정신병 전문의인 세드 애디노프는 『법률사업의 경쟁 격화와 비용압박은 특히 고참 변호사들을 괴롭히고 있다』면서 『변호사들은전문가 집단으로서 특유의 강한 일체감을 형성해 왔으나 오늘날에는 그렇지 못하다.그들은 혼자일 뿐』이라고 지적 한다.게다가 대부분의 법률회사는 일반 기업들과 달리 업무 지휘체계가 분명치않다.한사람의 변호사는 많은 고참들로부터 중구난방식으로 지시를받는다.특히 같은 사안을 놓고 고참들이 상충된 요구를 해올 때지시받은 변호사는 여간 고통스러 운게 아니다.
업무가 지나치게 세분화돼 기계적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변호사들의 불만이다.이같은 상황에서 변호사들은 일에 대한 열정을 갖기힘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