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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約덫에 치인 민선구청장-대구남구 구청장실 이전 진퇴양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민선단체장들이 고민에 빠졌다.선거운동 과정에서 구민들에게 약속한 무리한 공약(公約)때문이다.
공약을 지키자니 주민들에게 불편이나 위화감을 조성하게 되고 모른척하고 넘어가자니 식언(食言)에 따른 비난이 두려운 것이다. 이재용(李在庸)대구시 남구청장은 선거운동기간중 공약으로 청사 2층에 있는 구청장실을 1층으로 옮겨 민원인들이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원실옆에 구청장실을 마련,주민들이 언제나 구청장을 만날 수있도록 하겠다 는 취지에서 내세운 공약이었다.
그러나 민원실옆에는 장애인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회과가 있어 청장실을 옮기기 어렵게 됐다.
李청장은『취임후 구청장실을 이전하려 했으나 그럴 경우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2층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고민을 털어놓았다.
이명규(李明奎)대구시 북구청장은 유세중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내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주민을 위해 뛰는 일꾼이 「권위주의적」인 관용차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에서였다.그러나 李청장은 구청장의 관용차가 자신의 그랜저승용차(2천㏄)보다 작은 콩코드(1천8백㏄)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심사숙고끝에 李청장은 93년초에 구입한 자신의 그랜저승용차를1천4백만원에 팔고 중고 쏘나타승용차를 구입키로 했다.
송석찬(宋錫贊)대전시 유성구청장은 국민학교는 물론 중.고등학교까지 모든 학교에 급식시설을 하겠다는 공약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예산편성권등이 시교육감에게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이헌구(李憲求)대전시 서구청장은 쓰레기봉투를 주민들에게 공짜로 나누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쓰레기를 줄이자」는 쓰레기 종량제의 취지를 망각한 채 봉투까지 나누어 주어 쓰레기량을 늘릴 일이 있느냐는 비난 때문에 추진을 못하고 있다.
[全國綜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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