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OB LG이상훈 OB김상진 공동선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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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OB 심정수(沈正洙)의 타구는 가운데 담장쪽으로 자꾸만 멀어져갔다.마운드의 이상훈(李尙勳.LG)은 아예 무릎을 꿇고 앉아버렸다.운동장에는 정적이 흘렀고 타구를 쫓는 중견수 노찬엽(盧燦曄)의 발걸음이 조끔씩 느려졌다.바로 담장 앞 .어깨를 벽에기댄 盧의 글러브 속으로 공이 빨려 들어갔다.1루를 돌던 심정수는 모자를 벗고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원망했다.
같은 시간 무릎을 꿇고 타구를 바라보던 이상훈은 고개를 숙이고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2-1로 뒤지던 OB의 7회말 공격.
2사1루에서 심정수가 때린 타구가 잠실구장 가운데 담장 앞에서잡히는 순간 LG의 기세 앞에 OB의 자존심이 꺾였다.서울의 자존심을 건 LG와 OB의 시즌 10번째 경기.에이스들의 맞대결에서 이상훈이 1실점 완투승을 거두고 11승(2패)째를 올려다승공동 선두에 나섰다.
이상훈의 주무기는 빠른 볼이 아니다.
타자를 노려보는 특유의 세트 포지션과 다이내믹한 스트레치가 위력적인 빠른 볼을 연상시키지만 李는 빠른 볼 투수가 아니다.
李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승부가 걸린 9회말 1사 3루.李는 OB 4번 이도형(李到炯)과의 승부에서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냈다.승부가 굳어지는 순간.
LG는 4회초 조현(曺炫)이 4구를 골라 출루하자 최훈재(崔勳載)타석에서 초구에 히트 앤드 런을 감행해 崔는 떨어지는 변화구를 받아쳐 우중간 2루타를 만들어 냈다.
LG는 무사 2,3루에서 김재현(金宰炫)의 2루땅볼과 김동수(金東洙)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 기선을 제압했다.
5월30일 이상훈과의 맞대결에서 패했던 OB 에이스 김상진(金尙珍)은 2실점으로 역투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아깝게 패전투수가 됐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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