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붕괴 一家 실종 망연자실-카자흐共경제고문 方燦榮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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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기나긴 외국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국내에서 연구활동을 하며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카자흐공화국의 대통령 경제고문 방찬영(方燦榮.60)박사는 삼풍백화점 참사로 부인송인숙(宋仁淑.50)씨와 두자녀 재선(13)군.찬숙(19)양등일가족이 실종됐다.
국제경제학자인 方박사는 美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경제학교수로 재직하다 동구권의 자유화 바람속에 카자흐 경제개혁의 핵심인물로 활동하며 러시아.동구.중국등 공산권경제를 연구해온 세계적인 학자. 方박사는 91년부터 나이젤 바이에프 카자흐대통령의 경제고문으로 활동하다 지난 5월중순 영구귀국했다.사고당일 오후5시30분쯤『찬숙이 친구하고 식사하려고 삼풍백화점에 있어요』라는 부인의 전화가 연구소에 걸려온후 부인과 두자녀는 다시는 方박사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늦게 결혼한 아내는 나의 가장 소중한 동반자이자 내 학문의비판자였습니다.이제 조국에 돌아와 정착하게 됐다고 너무 기뻐했는데….』 方박사는 2년6개월전부터 조국통일을 위해 북한연구에심혈을 기울여 최근 북한체제의 향후를 전망한『기로에 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역작(力作)을 펴냈다.
「이 책을 저자의 평생 동반자인 宋仁淑에게 바친다.그녀의 끝없는 격려와 관대한 아량이 없었던들 이 책은 이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책의 첫머리에서 方박사가 어쩌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부인에게 바친 헌사다.
〈尹碩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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