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내각제 주장 왜 발빼나-總選대비 지지票 묶어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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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가 내각제에서 한발을 뺐다.15대 대선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1일 金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내각제 개헌문제를 통일과 비교했다.그는『내각제는 간단하게이뤄질 수 없다』며『통일과 마찬가지로 먼 미래의 문제』라고 밝혔다. 물론 그는 기본적으로 자민련의 정강이 내각제임을 거듭 강조했다.15대 국회에서 내각제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도 공언했다.그럼에도 그의 이날 발언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크다.우선 지방선거 직후라는 시점이다.그는 선거 지원 유세도중수차례에 걸쳐 15대 대선출마를 시사했다.『내후년에 정해진 바에 따라 출마할 것』이라고도 했다.
당시 그의 발언은 선거용이라는 분석이 대두됐다.고향의 지지자들을 확실히 묶어두기 위해 대권출마를 부정해선 안된다는 전략에서 나왔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날 발언도 어느정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충청권의 맹주로 복귀 한 JP로선내년 총선을 생각해서라도 대권후보 반열(班列)에서 스스로를 배제시키는게 이롭지 못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실제 92년 14대 총선때 민자당의 공화계가 몰락한 것은 JP가 대권과 거리가 멀어져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후회한바 있다.金총재가 내각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천명한 속내는 또 있다.
「新3金시대」의 한 축을 이룬 입장에서 행동반경을 넓힐 필요성이다.DJ(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는 아직 내각제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는 처지다.
YS(金泳三대통령)는 세대교체론을 무기로「개헌불가론」을 부르짖고 있다.이 와중에 JP 혼자만 내각제에 스스로를 옭아매 행동의 폭을 제한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이는 향후 정국구도에 있어 연대의 폭을 DJ로만 한 정짓지 않는다는 의미도 내포한다.그가 내각제를 통일에 비유하며 현실보다 이상이라는 점을 강조한건 그 때문이다.
무엇보다 JP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크게 고무돼있다.그는『선거결과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토로했다.그렇다면 그는 다가오는 정계개편을 겨냥해 민자당 탈당전의 위치를 다시 한번 고려해 봤을수도 있다.이른바 DJ에 대한 汎여 권(與圈)의「대안부재론」이다.JP의 勢확보여하에 따라선 정치권내 보수세력들이 현실적으로 DJ이외의 대안으로 JP를 택할 수도 있다는 보수대결집의 그림이다.민자당 3당합당으로 정권창출의 한 역할을담당했던 JP로선 그 그림을 다시 한 번 상정해볼수 있다는 얘기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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