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법조인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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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삼풍백화점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서울 법원청사와 검찰청,대한변협등에선 사고후 판.검사와 변호사및 가족들의 안부를비상연락망을 통해 일일이 확인하는등 뒤숭숭한 분위기.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설치된 서울지검은 윤연수(尹鍊秀)검사의 부인과 세살난 아들,한살난 딸및 처제가 행방불명된채 옥외주차장에서 자동차만 발견돼 비통한 가운데 수사를 진행.
사당동 우성아파트에 살고 있는 尹검사는 29일 저녁 사고소식이 알려진 후 걱정이 돼 집에 전화를 해 보았으나 응답이 없어집으로 달려가 보니「삼풍백화점으로 쇼핑하러 간다」는 부인의 메모만 남겨져 있었다고.
○…법원에선 서울고법 특별2부 유지담(柳志潭)부장판사가 붕괴직전 승용차편으로 백화점 주차장에 들어서다 파편이 튀어 머리와다리등에 중상을 입고 영동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치료중.
○…서울지법 민사12부 김상헌(金相憲)판사는 사고 10분전 어머니 張태숙(58)씨가 전화를 걸어『삼풍 백화점에 왔는데 얼굴이라도 보고싶다』는 전화를 걸어온뒤 사고 20시간이 지나도록생사가 불명.金판사는 사고직후 현장으로 직행,밤 새 현장 주위를 맴돌았으나 어머니를 찾지 못했다고.
○…서초동 S빌라에 살고 있는 정광진(丁廣鎭)변호사는 4명의딸중 막내딸 윤성씨를 제외한 3명이 이날 삼풍백화점에 쇼핑하러간뒤 모두 행방불명.이들 세자매는 둘째딸 유정씨를 빼고 아직 미혼이라고.
○…서울고검장을 지낸 김경회(金慶會)변호사의 부인은 사고현장을 지나다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
○…사법연수원생들은 평소 오후5시20분쯤 교육을 마친뒤 20~30명이 백화점 식당가에서 식사를 해왔으나 이날은 국립국악원에서 국악감상 교육을 받느라 위기를 모면.
26기 사법연수원생 2백98명은 당초 30일 오전부터 6개 반으로 나눠 전체 체육행사를 갖기로 돼있었으나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이를 취소한뒤 준비한 도시락 3백여개를 구조대원들에게나눠줬으며 80여명이 헌혈에 참여.
〈金鎭沅.張 世政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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