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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성격파 명조연 위드마크 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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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 할리우드의 성격배우 리처드 위드마크(사진)가 24일 매사추세츠주 록스베리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 93세. 유가족은 고령 이외의 구체적 사인을 밝히지 않았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드마크는 1947년 데뷔작인 ‘죽음의 키스(Kiss of Death)’에서 사이코패스 살인마 토미 우도 역할로 주목을 받았으며,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범죄를 저지른 뒤 웃는 토미 우도의 잔혹한 모습은 많은 영화 팬에게 성격배우로서 위드마크의 이름을 크게 알렸다.

위드마크가 한 인터뷰에서 “영화를 찍은 뒤 2년 동안은 남 앞에서 맘껏 웃지도 못했다”고 고백했을 정도였다.

14년 미네소타주에서 상점 주인의 아들로 태어난 위드마크는 배우의 꿈을 안고 38년 뉴욕으로 향했으며, 연극배우를 거쳐 라디오 연속극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는 “3살 때부터 영화 팬”이었다고 얘기하곤 했다.

47년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정의의 검사나 악당 역할 등 강한 성격의 조연 배우로 자리를 잡았다. 액션물과 스릴러물에서 살인자나 경찰관, 그리고 서부영화의 총잡이 역할로 활약했다.

52년 마릴린 먼로와 ‘돈 바더 투 녹(Don’t Bother to Knock)’에 함께 출연했다. 시드니 루멧 감독의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74년)’ 등 6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고 제작에도 손을 댔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그는 생전에 총기류를 혐오해 한 인터뷰에서 “내가 폭력으로 경력을 쌓아온 건 사실이지만 난 사실 폭력을 증오한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일반인의 총기 소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왔다.

위드마크와 함께 61년 작 ‘투 로드 투게더(Two Rode Together)’에서 공연했던 배우 셜리 존스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위드마크는 진짜 남자였고, 무엇보다 훌륭한 연기자였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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