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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선거날-후보 헷갈려 고르는데 어려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누가 당선되나.』 27일 오후8시쯤 전국 3백76개개표소에서 일제히 개표가 시작됨에 따라 국민들은 TV앞에 모여앉아 손에 땀을 쥐며 총 5천7백58명의 선량들이 탄생하는 역사적 장면을 밤새 지켜보았다.
국민들은 자신이 지지한 출마자들이 앞서거나 뒤질 때마다 환호와 탄식을 토해냈다.
대도시 아파트 단지는 불야성을 이뤘고 각 철도역과 버스터미널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앞에도 승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선거얘기로꽃을 피웠다.
특히 시.도지사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서울.경북.충북의 각 개표장은 초저녁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방송사들은 이번 개표방송에 사상 최대의 장비와 인원을 투입,개표상황 생중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에 최초로 컴퓨터 집계방식이 채택됨에따라 선관위 관계자들은 혹시 컴퓨터 프로그램이 오작동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이에앞서 27일 오전6시부터 전국 1만7천2백30여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귀중한 한 표가 행사됐다.
예전에 비해 투표 개시시간을 1시간 앞당긴 탓인지 일찍 투표를 마치고 야외로 놀러가는 등산복 차림의 유권자들이 많이 눈에띄었다. 대도시 주변 고속도로와 국도는 가족 나들이를 나선 승용차 행렬로 정체를빚기도 했으며 극장.고궁엔 투표를 마치고 나온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일부 시민들은 기표와 투표 과정에서 적잖게 혼란스러운 모습도보였다.투표소 관리요원이 광역.기초 투표용지를 헷갈리게 배포하는 바람에 유권자들의 항의를 받은 곳도 있었다.
투표인명부 대조시 주민등록증외에 운전면허증.여권 등도 제시할수 있도록 함에따라 경로우대증.학생증등을 제시하는 유권자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3시쯤 서울송파구방이동 제2투표소에 나온 김정욱(金政旭.40.목사)씨는『이번 선거에서는 후보들의 면면을 몰라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공선협은 이날을「선거문화 혁명의 날」로 선포하고 전국 곳곳에서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였다.선관위는 행정공무원 13만9천여명과 별도로 교사.자원봉사자 등 11만1천여명을 투입,철야개표를 하도록 했다.
〈李圭淵.金秀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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