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자들도 소중한 主權행사-安赫.呂萬鐵씨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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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지하는 후보에게 자유롭게 투표를 하니 신기하고 좋네요.』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넘어온 귀순자들도 지방선거가 실시된 27일 풀뿌리 민주주의의 참뜻을 새기며 대한민국 국민 자격으로 소중한 주권을 행사했다.
이들은 『입후보자들이 너무 많아 누구를 뽑아야 할지 혼란스러웠지만 신문보도와 주변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나름대로 후보자를 골랐다』고 털어놓았다.
오전11시15분쯤 서울광진구 광장동 제2투표소에는 92년8월귀순,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실상을 증언했던 안혁(安赫.27.한양대경영학과3)씨가 나와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安씨는 『빨리 통일이 돼 북한주민들도 자유로운 선거기회를 가졌으 면 좋겠다』고말했다. 92년12월 러시아에서 벌목공으로 일하다 독일을 경유해 귀순한 강봉학(姜奉學.35.경희호텔전문대2)씨는 오전 10시20분쯤 서울관악구신림13동사무소에 마련된 신림13동 제3투표소에 나와 귀순후 첫 투표에 참여했다.
주위사람들에게 투표방법을 물어가며 한표를 던진 姜씨는 『북한에서도 최고인민회의위원등 세차례에 걸쳐 투표를 해봤지만 모두 한명의 후보에 대해 공개된 가운데 찬반여부만을 묻는 투표였다』며 자유스런 투표에 신기해 하는 표정.
지난해 4월 북한 안전부 운전원으로 일하다 귀순한 여만철(呂萬鐵.48.방지거병원)씨는 오전7시5분쯤 부인 이옥금(李玉錦.
45)씨와 딸 금주(錦朱.21.중앙대 유아교육1)양과 함께 서울구로구수궁동 사무소에 나와 투표에 참가.
〈지방선거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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