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북일고 “아이비리그 도전 학생 따로 뽑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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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충남 천안시에 있는 천안북일고(교장 신현주)가 내년 3월부터 일반계 고교로는 처음으로 국제반을 도입할 예정이다. 비평준화 사립고인 이 학교는 국제반 신입생 30명과 외국인 교사 14명을 별도로 뽑아 해외 명문대 진학 준비반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현주 교장은 25일 “정부의 교육 자율화 방침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국제반 승인신청서를 교육청에 냈다”며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립형 사립고와 국제고·외국어고에 있는 국제반과도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국제반 운영을 위해 학교법인 천안북일학원(한화그룹 계열)은 이날 미국 과학영재교육기관인 타운뷰 마그넷 센터(Yvonne A Ewell Townview Magnet Center)와 국제반 교육과정 개설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신 교장은 “타운뷰 마그넷 센터는 과학·법학·비즈니스 같은 특화된 분야의 영재를 양성하는 미국 최고의 공립고”라며 “학생·교사 교환, 교육과정 공동 개발 운영, 화상수업 교류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전원 기숙사 생활, 영어만 사용=천안북일고는 전교생이 1200여 명인 남자 고교이지만 국제반은 여학생에게도 개방한다. 서류전형과 영어와 창의력 평가시험, 영어면접, 합숙면접을 거쳐 뽑을 예정이다. 3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고 기숙사 생활을 하며 수업과 생활에서 영어 사용이 의무화된다. 토론식 수업을 위해 교실은 원탁 테이블이 들어선다. 학교 측은 교사 14명을 전원 외국인으로 뽑을 방침이다. 영어교사는 미국, 수학·과학교사는 해당 분야가 강한 동유럽권에서 스카우트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재학 중에 개인 연구과제를 받아 졸업 때 영문으로 논문을 발표해야 졸업할 수 있다. 학교 측은 과제와 관련된 대학교수를 초빙해 학생 1명당 대학교수 1명을 연결하는 ‘지도교수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과 영국 옥스퍼드, 중국 베이징대 등 해외 명문 대학에 입학하면 4년간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지원키로 했다.

국제반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한화그룹이 지원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2011년까지 그룹 매출의 40%를 해외에서 올리겠다는 글로벌 경영 목표를 세웠다”며 “국제감각을 가진 인재를 고교 때부터 육성해야 한다는 김승연 회장의 판단으로 천안북일고 국제반을 전폭 지원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승인 여부가 관건=천안북일고는 20일 충남도교육청에 국제반 운영 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5월 중 교육과정위원회에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6월 30일까지는 확정 통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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