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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날아온 편지 From 미래에셋 박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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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세계 경제의 축이

미국에서 친디아로 이동하느라

많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사원 여러분들은

흔들리지 마시고 멀리 보시기를

“시간은 우리 편이다.”

인도 뭄바이에 출장 중인 미래에셋금융그룹 박현주(사진) 회장이 24일 오후 전 직원에게 직접 e-메일을 보냈다. 세계 증시 급락에 흔들리지 말고 장기적으로 보라는 내용이다. 이달 초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부터 쓴 글이다. 계열 생명보험 설계사까지 1만5000여 명에게 보냈다.

그는 “지금 상황을 미국에서 친디아(중국·인도) 등으로 경제의 축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난기류로 이해하기 바란다”고 썼다. 최근 미래에셋이 집중 투자한 중국 등 신흥시장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란 뜻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낙폭이 컸다는 점은 인정했다. “일시적 조정 후 재상승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상정했지만 예상보다 하락이 컸다”고 말했다. 미국 방문에서 만난 현지인·교포들의 얼굴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봤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원자바오 총리가 긴축 의지를 천명한 것은 적절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 정책에 신뢰를 줄 만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브라질·러시아에 대해선 “상반기에 이들 나라의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올해 미국·브라질에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를 세우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박 회장은 사재의 사회환원 방침도 함께 밝혔다. 2010년부터 회사에서 받는 배당금 전액을 글로벌 투자전문가 양성과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내놓겠다고 했다.

미래에셋 측은 박 회장의 출연금을 포함해 향후 10년간 3000억원을 이런 사회환원 프로그램에 쓰겠다고 밝혔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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