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對北수교협상 바빠진 日종합상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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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핵문제가 타결되고 쌀지원을 둘러싼 남북한,北-日간 현안들이 급진전 기미를 보이자 일본 종합상사들도 대북(對北)사업에 발동을 걸기 시작했다.
미쓰비시(三菱).미쓰이(三井).이토추(伊藤忠).닛쇼이와이(日商岩井).스미토모(住友).마루베니(丸紅)등 6대종합상사는 최근이른바 「북선회의(北鮮會議)」를 자주 소집하고 있다.1년전 만들어진 이 모임은 일본 종합상사의 북한담당자 1 0여명으로 이뤄져있으며, 외무성.방위청등 북한전문가 및 실무자들을 초청,정보를 교환하면서 북한정세를 파악하는 게 목적이다.도쿄(東京)중심가인 가스미가세키(霞ケ關)빌딩에서 이슈가 있을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데 한동안 뜸했었다 .
일본의 종합상사들은▲북한시장자체는 작으나 중국의 동북부를 뒤에 두고 있고 나진이라는 부동항(不凍港)을 갖고 있어 장래성이크다▲미국이 북한시장을 유망하다고 보고 경수로문제해결을 계기로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지금은 정치.경제.사회등모든 점에서 리스크가 크지만 이럴 때 진출하지 않으면 나중에 시장개방이 됐을 때 기득권을 챙길 수 없다는 점등을 머릿속에 넣고 있다.다시말해 수교가 이뤄졌을 때는 이미 선수(先手)를 뺏기게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누 가 먼저하면 뒤따라가겠다던 몇달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현재 일본상사들은 개별적으로 북한에 진출하기보다 집단으로 대응하고 가능한한 한국상사들과 손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 때문에 북한 담당자들의 삼성.현대.대우등 한국 종합상사들을 찾는 발길이 잦아졌다.이들이 제안하는 사업은 예컨대 경수로의 경우 韓日 양국의 종합상사들이 원자력기술을 보유한 히타치(日立)와 한전(韓電)을 연결시켜주는 방안같은 것이다.
이런 우회적 방안말고도 북한이 현재로서는 무역을 할만한 돈이없기 때문에 우선 북한으로부터 수입을 늘려 자금을 만들어주는 직접적인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북선회의에선 북한으로부터 어떤 상품을 들여올수 있을지,수입목록을 어떻게 작성할 것인지등을 함께 검토한다.
또 일본무역상사들이 대북창구로 만들어 둔 「東아시아무역회」(도쿄 나가다町 소재)를 동원,북한측에 직접 무역협력을 타진하고있다.무역회 임원들은 몇가지 방안을 갖고 현재 북한을 방문중이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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