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18년 연속 파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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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기아차 노조가 25일부터 전국 3개 공장에서 전면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기아차 노조는 24일 전체 대의원대회를 열고 “사측이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공장 라인 일부를 GE캐피털에 ‘세일 앤드 리스백’으로 2500억원을 조달한 것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소하리 공장 설비 매각이 철회되지 않는 한 소하리, 경기도 화성, 광주 등 3개 공장에서 25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가 실제 25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경우 1991년 이후 18년 연속이다. 지난해 8월 임금협상안에 반발해 10일간 파업한 게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이날 밤늦게까지 노사와 금속노조가 3자 협상을 벌인 결과 파업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대두된 것으로 알려져 극한으로 치닫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9월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소하리 공장의 일부 설비를 매각한 뒤 이를 다시 리스해 사용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을 이용해 일부 설비를 매각했다.

기아차의 노사 간 단체협상은 공장 매각이나 생산 설비 매각을 통해 종업원의 고용에 변화가 닥치면 노조와 합의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이를 노조 측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의 반발 사유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계약 내용에 설비를 나중에 되살 수 있다는 조항이 있고 담보대출의 성격인 만큼 고용에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심재우·한애란 기자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 back)=기업이 소유하던 자산을 리스회사에 매각하고 다시 리스계약을 맺어 이를 사용하는 형태를 말한다. 기업 측에서는 자산의 소유권이 넘어가고 리스료를 계속 내야 하는 대신 자산을 계속 사용하면서 목돈을 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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