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의 화가 박수근""이쾌대"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우리네 근대미술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면서 여러 사정으로 서로다른 길을 걸었던 박수근(朴壽根.1914~1965)과 이쾌대(李快大.1913~1987?)의 행적과 작품세계를 고스란히 밝혀주는 자료집이 나란히 출간됐다.이들 자료집은 민 족화가.국민화가로 불리며 현대 한국회화를 대표했지만 생전에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박수근과 월북화가라는 낙인이 찍혀 그동안 우리 화단에서 까마득하게 잊혀졌던 이쾌대의 진면목을 되살려 우리 미술사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제의 책은 『우리의 화가 박수근』(시공사刊.사진(上))과 『이쾌대』(김진송지음.열화당刊.사진).『…박수근』이 朴화백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집대성한 책이라면 『이쾌대』는 우리 미술사에 있어서의 李화백의 위상을 재조명한 평전 성격이 강하 다.
박수근과 이쾌대는 동일한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화가들.오랜세월에 씻긴 화강암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질감 속에 우리네 서민들의 순박한 생활을 과장없이 담은 朴화백이 그림 외에 특기할만한 활동을 하지 않은 것과 달리 이쾌대는 일 제시대와 해방공간이라는 역사적 상황에서 여러 단체에 가담하며 당대에 대한 구체적 발언을 했던 작가이기 때문이다.
또 박수근이 사업에 실패한 가난한 집안 출신이면서 독학으로 자기만의 고유한 세계를 펼쳐간 반면 부유한 지주 집안에서 자란이쾌대는 일본 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한 대표적 인텔리였다.
이달 30일까지 갤러리현대((734)8215)에서 계속되는 박수근 30주기 기념전에 맞춰 발간된 『…박수근』은 朴화백에 관해 알려진 모든 자료를 총망라하고 있다.아내였던 故김복순씨가회고한 「나의 남편 박수근」을 비롯해 그가 아이 들에게 그려주었던 그림동화집,밀러여사등 외국인과 주고 받은 편지,지금은 장성한 자녀들이 되돌아본 생전의 모습,평론가들이 분석해 본 예술세계,신문기사,문헌목록 등을 상세하게 싣고 있다.또 지금까지 알려진 朴화백의 유화.수채화.스케치를 시기별로 정리,모두 4백70여점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이쾌대』는 한시대를 격정적으로 살아간 한 월북화가에 대한 기록이다.어린 시절,일본 유학시절,그리고 귀국 후의작품활동을 화가의 개인적 삶,그리고 시대적 배경과 함께 꼼꼼하게 훑고 있다.60여점에 달하는 그의 전작품과 70여점의 스케치,당시 신문기사나 참고자료,또 그가 남긴 3편의 글을 바탕으로 「월북」이라는 신화적 차원이 아닌 한 예술가의 차원에서 李화백의 모습을 조명한다.
朴正虎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