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아쟁점과흐름>7.신사회운동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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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80년대 말 사회주의가 개혁.붕괴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냉전적 사고로 부터 벗어날 것을 주장하는 「신사고」라는 말이 등장했다.이 용어는 자본주의.사회주의체제를 막론하고 인간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과 아울러 세 계적 차원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하는 화두였다.사회주의의 붕괴는 우리 사회는 물론 전세계적 차원에서 심각한 인식의 변화를 요구했던 것.
세계의 변화에 따라 그에 대한 인간의 대응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그 대응방식이 집단적 형태를 띠어 하나의 삶의 양식이 될 때 그것은 「사회운동」이라 할 수 있다.
16세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자본주의사회는 기본적으로 생산의 물적 토대인 「자본」과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노동」으로 구성된다.
19세기 이후 자본의 힘이 커지면서 자신들의 권익을 보장받기위한 노동자들의 사회운동은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들의 정치적 동원의 주요한 수단이 되었다.그러나 냉전체제의 해체와 아울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기존의 노동자. 농민운동으로는해결될 수 없는 삶의 다양한 영역에 관심이 증폭되면서 이를 사회변화의 주요동력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나타난다.이것이기존의 사회운동과 구별되는 「新 사회운동」이다.
「신사회운동」은 구체적으로는 70~80년대 유럽과 북미에서 활발하게 등장하기 시작한 환경.평화.여성.반핵.反문화.녹색운동등을 가리키는 개념이다.이 운동이 「새로운」사회운동으로 불리게된 것은 지금까지 근대 산업사회의 대표적 사회 운동 형태인 노동운동과 비교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노동운동을 포함한 전통적사회운동이 자본주의적 생산을 중심축으로 삼아왔다면 이 운동은 이와 달리 생활과 소비를 중심범주로 파악한다.
87년 대통령선거 이후 우리나라 사회과학계에서도 「생산」보다「소비.생활」이 인간의식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이에 따라 사회전체의 변화를 추구하는 「거시적」운동보다 시민들의 실질적 생활에 도움이 되는 「미시적」운동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그러나 계급패러다임의 해체와 중산층 중심의 헤게모니를 주창한 부산대 김성국(사회학과)교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신사회운동을 이론적으로 옹호하는 학자는 많지 않았다.
반면 주거.환경.교통.지역.복지등 시민들의 생활과 직접 관련되는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생겨나 이 운동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이 운동들은 기존의 노동운동.계급운동 중심의 사회운동이 지역운동과 시민운동이 주도하는 신사회운동으로 변화되어 야 한다는 비판을 담고 있다.「경제정의실천연합」「환경운동단체연합」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金蒼浩 本社전문기자.哲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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