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장주의 1~3위 박찬숙·전여옥·나경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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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원장 양수길),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실시한 17대 국회의원 경제이념성향 조사에 따르면 자유시장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의원은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정부개입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의원은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었다.

이 조사는 경제이념을 자본·성장·자율을 강조하는 자유시장주의와 노동·분배·규제를 강조하는 정부개입주의의 양 축으로 설정했다. 이어 의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2004년 5월 중앙일보 실시)와 경제이념 관련 법안(55개)의 표결 태도 분석 자료를 50대 50의 비중으로 합쳐 점수로 환산해 이념지표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17대 국회를 거쳐간 전·현직 의원 322명 가운데 해당 법안 표결에 10회 이상 참가한 현역 의원 286명(노회찬·심상정 전 의원 포함)이다.

그 결과 박 의원을 비롯, 전여옥·나경원·이경재·김태환·김무성·허태열·송영선·이한구·김영숙 의원 등의 순서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친시장 성향 그룹의 최상위권을 독차지했다. 친시장 성향 상위 50위권 이내에서 야당 의원은 신국환(17위·민주당)·이영호(37위·민주당)·곽성문(48위·자유선진당)·김진표(50위·민주당) 의원 등 4명에 불과했다.

반면 친개입 성향에선 최순영, 김원웅(민주당), 노회찬(진보신당), 단병호, 천영세(이상 민주노동당), 이화영·유기홍·강혜숙·염동연·유승희(이상 민주당) 의원 등이 1~10위를 차지했다. 친개입 성향 상위 50위(친시장 성향 하위 50위)의 정당별 분포는 민주당 39명, 민노당 6명, 진보신당 3명, 무소속 2명이다. 한나라당은 한 명도 없었다.

정당별로 비교하면 0을 중도로 놓고 친시장 성향의 최댓값을 +1.25, 친개입 성향의 최댓값을 -1.25로 놨을 때 한나라당은 0.12로 친시장 성향에 가까웠고, 민주당은 -0.22로 친개입 성향을 나타냈다. 민주노동당은 -0.57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서강대 이현우 교수는 “서구의 이념형 정당 모델에 비교하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정당 간 이념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하 기자

◇자유시장주의, 정부개입주의=자유시장주의는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을 경제 운용의 기본 원리로 삼는다. 시장에서 경쟁이 활성화될 때 성장이 극대화된다고 보며 시장에 대한 정부 간섭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한다. 반면 정부개입주의는 자유 경쟁이 필연적으로 사회 양극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정부가 시장에 대해 일정한 규제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성장을 위해서도 정부의 시장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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