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책로>경복궁~청와대~사직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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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복궁 담을 끼고 청와대앞을 거쳐 사직공원으로 돌아나오는 5.2㎞의 산책로는 서울도심에서는 좀처럼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조용하고 운치있는 길이다.경복궁을 왼쪽으로 둔 채 청와대 춘추문을 향해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도심의 소란스러움 은 어느새 따돌려져 있다.
불과 20여분 걸으면 청와대 정문앞이다.말끔하게 단장된 넓은광장,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뿜는 분수대가 아름답고 주변에 화려한색상의 피튜니아들이 만발해 잘 가꾸어진 정원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분수대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청운중학의 담길을 거쳐 부암동 네거리까지는 2.7㎞.구불거리는 왕복 2차선길에 이따금 자동차들만 오갈 뿐 걷는 이가 별로 없어 사색에 잠겨 천천히 산책의재미를 음미할 수 있다.
부암동 네거리에서 성우종합무역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사직공원까지 2.5㎞의 내리막길이 고즈넉하게 펼쳐진다.
왼쪽으로 뻗은 오르막길이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으로 향하는 길이고 그 반대편으로 걷게 되는 셈.
인왕산자락을 돌아 나오는 길이기도 한데 흐드러지게 핀 아카시아꽃잎이 흰눈처럼 바람에 날리고 그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감싼다. 숲그늘에 취해 인적이 없는 산책길을 걸으면서 포플러의 작은 이파리가 마치 은빛 물고기의 비늘인양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에 취해 볼 수도 있다.
4.4㎞ 지점에서 오른쪽 인왕산 자락에 있는 인왕천 약수터에들러 약수로 목을 축일 수도 있다.
조금 더 내려오면 왼편으로 간단한 운동기구들이 놓여있는 조촐한 쉼터와 활쏘기터인 황학정을 만나게 된다.
高惠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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