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轉 거듭되는 보스니아사태-서방,세系 眞意파악에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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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보스니아 세르비아系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소속 美공군 F-16전투기를 격추하는 한편 인질로 잡고 있던 유엔보호군(UNPROFOR)인질 1백26여명을 석방,보스니아사태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방측도 세르비아系의 「진심」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일사불란한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보스니아사태와 관련,미국이 처음으로 직접 피해를 본 이번 사태로 그간 파행을 거듭해온 빌 클린턴 행정부의 對보스니아 외교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어 클린턴대통령의 입지를 더욱 옹색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스니아에 대한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번 격추사건을 보고받은 직후 클린턴대통령은 『미국의 對보스니아 정책은 불변이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31일 밝힌대로 유엔군 철수나 재배치등을 지원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군대를 파견할 용의는 있지만 본격적으로 개입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확인한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이 사건 직후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에게 전화를걸어 사태를 논의한 뒤 국가안보회의를 여는등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만,「대화를 통한 세르비아系 설득」이라는 원론적 대응책 외에 달리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클린턴대통령이 2일 로버트 프레이저특사를 다시 밀로셰비치 세르비아공화국대통령에게 보내 對유고경제제재 해제 가능성을 제시,외교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이나 서방측이 이처럼 이번 美공군기 격추사건에도 불구,즉각 대응할 수 없는 것은 이미 세르비아系가 인질을 석방하는등 유화책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사건이 세르비아系 지도부가 인질석방을 결정한 시점에 터져 세르비아系 지도부가 군부 강경파들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그만큼 미국등 서방측으로서는 앞으로의 대응책 마련이 어려울 전망이다.
[워 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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