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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Earth Save Us] 이젠 ‘그린 소프트웨어’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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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선진국들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첨단 기술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일본은 항공기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삭감하는 장치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일본 전국 160여 곳의 지상에 설치된 무선시설을 통해 비행기가 목적지까지 날아갔다. 그래서 비행기가 직선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항로는 지그재그였다. 그만큼 에너지 낭비가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13일부터 비행기에 최첨단 GPS가 탑재된 컴퓨터를 설치해 목적지까지 직선으로 날아가는 기술을 도입했다. 우선 하네다·오사카·후쿠오카·하코다테·다카마쓰·나가사키·니가타 등 8개 공항을 서로 연결하는 노선에서 시행됐다. 일본 국내 항로 151개 가운데 절반가량인 73개 항로에서 GPS를 활용한 운항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국토교통성 관계자는 “항공기가 최단거리로 비행하기 때문에 운항시간 단축, 연료비 절감, 이산화탄소(CO2) 배출 삭감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하네다~후쿠오카 노선은 비행거리가 11~56㎞ 줄어들면서 현재 1시간55분인 비행시간이 1~8분가량 줄게 된다. 또 2012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16만t가량 줄고 연료비는 94억 엔(약 850억원)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국토교통성은 2010년까지 다른 항로에도 이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는 ‘그린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세계적 배송업체인 미국 UPS는 2005년부터 배달 차량 9만4000대의 목적지별 배달 시간과 경로를 최적화해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배송기사가 그날의 목적지들을 입력하면 시간대별로 통행량 등을 감안해 최적화된 운송경로를 알려준다.

UPS는 이 프로그램 덕분에 지난해 300만 마일의 운행거리를 단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필요한 운송거리를 줄인 덕분에 연간 연료 사용량의 2%(약 1136만L)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3만1000t의 온실가스 배출 억제 성과도 있었다.

부동산 투자회사인 글렌보로(미국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값싼 심야전력을 건물에 저장해 낮에 건물의 실내 온도를 자동 조절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그 결과 연간 35만 달러(약 3300만원) 선이던 건물 관리비를 11만 달러로 크게 줄였다. 그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미국 베르디엠사는 “우리 회사의 다양한 절전 프로그램을 입력한 사무용 전자기기가 60만 대에 이른다”며 “지난해에만 5억㎾의 전력 사용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환경담당 임원인 로버트 버나드는 지난달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 회사는 세계 40개 도시의 의뢰를 받아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며 “그린 소프트웨어 개발이 지구온난화 억제의 결정적인 열쇠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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