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난 비정규직 거쳐 CEO 돼 태생적 노동자 프렌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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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3일 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된 사람이어서 태생적·본능적으로 ‘노동자 프렌들리(친 노동자)’라고 말했다. 업무보고는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노동청에서 열렸다. 이례적으로 근무시간 이후까지 (오후 5시30분~7시30분)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기업이 잘돼야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그래야 비정규직도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또 “새 노사문화를 못 만들어 왔는데, 여러분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느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행정을 했는지 되돌아보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10년 전 방식으로 훈련하면 인재를 키울 수 없다”며 “(공무원들) 스스로 생각하면 국가예산 낭비가 많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고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없는 위기상황에서 정치적·이념적 파업이나 법을 지키지 않는 일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운동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사용자가 부당하게 해고된 근로자에게 일정액의 보상금을 주고 해결하는 금전보상제 도입을 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사용자는 법원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근로자를 복직시키지 않아도 된다. 경영 악화에 따른 정리해고를 쉽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장관은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도 예정대로 2010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며 “복수노조가 설립된 사업장이라도 교섭 창구는 단일화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노조전임자 임금은 노조 스스로 해결토록 하고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과 파견 허용 업종을 법 개정을 통해 조정하기로 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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