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실증적 자료가 없어 자신있게 주장하지 못한 해방정국의 주요 사건들에 대한 평소의 생각이 사료로 입증돼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일례를 들어 46년 9월총파업과 10월폭동에 소련이 직접 개입한 사실이 그렇다.이제까지 일부 진보주의 학자들은 미군정(美軍政)정책에 대한 대중의 평소 불만이 누적돼 일어난 것으로 주장해 왔다.물론 이런 요인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 니지만 비망록을 통해 소련이 직접 지시한 흔적이 역력히 엿보인다.
비망록에 나타나 있진 않지만 46년7월 박헌영이 신전술을 채택해 폭력노선으로 전환한 것도 아마 소련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확신이 든다.
이제부터 해방정국에 대한 역사 서술은 달라져야 한다.이런 점에서 『스티코프비망록』은 역사를 다시 쓰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빨리 비망록 전체가 번역.출판돼 많은 연구자들이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