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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코스닥" 외국인 매수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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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외국인의 '바이 코스닥' 열기가 뜨겁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 2월 6일부터 3월 9일까지 22거래일 동안 순매수행진을 계속하며 총 3683억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들이 올 들어 사들인 금액은 총 67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수세가 소수 우량종목에만 집중돼 코스닥 시장도 거래소 시장과 마찬가지로 오르는 주식만 오르는 주가 '양극화'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외국인 '바이 코스닥'=외국인의 22일 연속 순매수는 1998년 1~3월 중 54일, 2001년 9~11월 중 33일 연속 순매수에 이어 코스닥 설립 이래 세번째로 긴 연속 순매수 기록이다. 외국인의 일평균 순매수 금액은 167억원으로 98년(47억원)과 2001년(130억원)에 비해 매수강도도 강해졌다.

LG투자증권 김중곤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의 저평가 인식 속에 거래소에 집중됐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코스닥 우량종목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순매수행진의 첫발을 디딘 지난달 6일 이후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외국인은 실적과 성장 가능성이 뒷받침되는 중소형 알짜 종목들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720억원어치 사들인 NHN을 비롯해 레인콤.유일전자.대백신소재 등은 기술력과 해외경쟁력 등을 갖춘 증권사 단골 추천종목 들이다. 특히 시가총액이 700억원대에 불과한 예당.다산네트웍스 등 예전 같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중소형주에도 외국인의 '사자'가 몰리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은 최근 22일간 평균 7.3%(지난 2월 100% 무상증자 실시한 NHN 제외)나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의 상승률(0.1%)을 크게 웃돈다.

대신증권 이동우 연구원은 "외국인이 코스닥지수의 하락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며 "업종 전망이 밝은 휴대전화부품.반도체.LCD.PDP 업종의 우량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설명했다.

◇어떤 종목 투자할까=그러나 연일 매물을 쏟아내는 개인과 기관 때문에 코스닥시장은 냉기가 여전하다. 코스닥 시장은 30개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스타지수'를 도입하고, 코스닥 지수를 세 자리로 늘리는 등 애를 썼다. 하지만 코스닥지수는 여전히 430~440선을 맴돌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개인의 '탈(脫)코스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매비중이 커지면서 외국인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은 800여개 코스닥 종목 가운데 종합주가지수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올린 종목은 129개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92개 종목은 외국인이 지분을 갖고 있으며, 외국인 지분이 10% 이상인 31개 종목의 최근 1년간 누적수익률은 180%대로 종합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네배 이상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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