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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극協 야심찬 새무대 "별 헤는밤"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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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는 KBS와 공동으로 민족시인 윤동주 일대기를 다룬『별 헤는 밤』을 6월11~12일 문예회관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여성국극이라면 50년대부터 6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던 여성들만의 창무극.여성들이 남성역까지 맡아 판소리.춤.연기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우리나라 특유의 공연예술이다.
특히 임춘앵.김진진.김경수등 스타급 배우들이 활약할 당시인 60년대 전후에는 수십개의 여성국극단체가 전국을 누빌만큼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그러나 TV스타들의 출현과 함께 점차 사양길을 걸었고 지금은 50대 이상 장.노년층 팬들에게 겨우 향수를일으킬 정도로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 공연은 그동안 『춘향전』『안평대군』『햇님달님』등 야사 중심의 옛날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온 여성국극계가 근대인물 윤동주(1917~45)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성국극협회 홍성덕이사장은 『그동안 판소리 작창에 의존하던 형태에서 탈피,국악가요를 도입했다』며 『여성국극이 사극은물론 현대물.뮤지컬등 모든 장르를 소화할수 있는 폭넓은 무대예술이란 것을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윤동주와 이종사촌 송몽규,윤동주의 애인 순이를 축으로 당시 젊은 지식인들의 사랑과 고뇌를 그릴 예정이다.
여성국극계의 원로 김진진.박미숙씨가 윤동주 어머니역과 최현배박사역으로 출연한다.주연급 배역으론 판소리를 하는 이옥천씨가 윤동주역을,신예 김금미씨가 송몽규역을,국립창극단의 나태옥씨가 순이역을 맡는등 출연진이 대폭 젊어졌다.
김금미씨는 『여성들만으로 이뤄진 일본의 극단 다카라즈카(寶塚)는 1912년 창단이래 여성들만이 갖고 있는 장점인 부드러운춤과 선이 고운 연기동작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레퍼토리를 현대화.대중화함으로써 일본은 물론 서구에서도 큰 인기 를 누리고 있다』며 『우리 여성국극도 전통과 현대를 잘 조화시킨다면 세계적으로 독특한 공연예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라즈카는 오사카 근교 다카라즈카市를 본거지로 파라다이스란전용극장을 갖추고 연간 30여만명의 관객 동원과 수많은 스타급배우들을 배출하고 있다.
『별 헤는 밤』의 극본은 KBS 최성수PD가,연출은 뮤지컬 전문연출가 이종훈씨가 맡았다.특히 윤동주의 『서시』『별 헤는 밤』『쉽게 쓰여진 시』『자화상』『새로운 길』등 주옥같은 시들이애절한 창으로 소개된다.
음악은 국악실내악단「슬기둥」과 함께 국악가요 창작작업을 계속해온 조광재씨가 맡았다.오후3시.7시30분.(743)2920.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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