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02 부산 아시안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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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30억 아시아인의 축제」로 불리는 아시안 게임의 2002년제14회 대회가 부산에서 열리기로 결정된 것은 「스포츠 한국」의 위상을 한단계 높이는 쾌거라 할만하다.그 의의는 다음의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우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 참가한 41개국중 37개국의 압도적 지지를 얻음으로써 스포츠외교의 발판을 더욱 굳게 했다는 점,수도가 아닌 지방도시로서는 작년의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에 이은 두번째 개최지이므로 이제 부산도 한국의 제2도시가 아닌 국제도시로서 각광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그리고무엇보다 같은해 개최될 예정인 월드컵 대회의 유치에 한결 밝은전망을 갖게 됐다는 점등이다.
이 외에도 부산시 자체로서는 대회개최를 위한 사회간접자본의 엄청난 투자로 비약적 발전의 계기가 되리란 기대에 차 있다.대회개최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만 5조원에 달하며,사회간접자본시설의생산유발까지 합할 경우 무려 15조원에 달한다는 한 연구기관의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부산이 아시안 게임 개최지로 결정됐다는 사실에만 도취하기 보다는 모처럼 찾아온 이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지방에선 처음 열리는 국제대회니만큼 자칫하다가는 시행착오(試行錯誤)를 거듭 할 가능성도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은 서울에서 개최된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그리고 작년의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일 것이다.
아무리 성공적인 대회였다 하더라도 부분적으로는 미진한 점,고쳐야 할 점들이 있게 마련이다.앞의 대회들에서 경기장.교통관광.숙박등 각종시설과 경기운영면에 있어 무엇이 부족하고 불편했던가를 면밀히 따져 완벽한 대회개최를 위한 시금석으 로 삼아야 한다.또 가급적 국가의 자산을 덜 쏟아붓고 알뜰하고 경제적으로대회를 치르도록 해 국가자원배분의 왜곡이 생기지 않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
대만(臺灣)가오슝과의 개최지 경합과정에서 빚어진 지나친 열기와 맞불작전도 우리로선 반성할점이 없지 않지만,어쨌든 2002년의 부산 아시안 게임은 부산시민및 관계 체육단체는 물론 온국민이 합심해 대회사상 최고의 성과가 올려지기를 기 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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