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진화이론 결정적 단서 원시이끼 화석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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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조류(藻類)→이끼류→관속(管束)식물」로 이어지는 식물진화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육상식물화석이 발견됐다.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 최근호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大 에드워즈(지구과학과)박사팀은 최근 영국 웨일스의 한 지방에서 오르도비스紀(5억~4억4천만년前)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원시 이끼의 화석을 발견했다.
이 화석이 출토된 지층은 데본紀(4억2천~3억7천만년前)초기의 것이나 아주 부드러운 세포벽 구조 등으로 보아 이보다 앞선오르도비스기에도 역시 살았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조류→이끼류→관속식물」의 식물진화이론은 그간 대다수 학자들의 지지를 받아왔으나 막상 발견된 화석으로 볼 때는 오히려 관속식물이 이끼류보다 다소 앞선 까닭에 일부 식물학자들 사이에서는「조류→관속식물→이끼류」의 이른바 후퇴(後退)진 화가 활발히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에서 복잡으로」라는 진화의 특징으로 볼때 이끼류에서 관속식물로 진화가 당연하지만 생물들은 때론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반대로 단순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식물의 진화,특히 그 초기단계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것이 거의 없다 할 정도로 깜깜한 분야다.
서울대 최덕근(崔德根.지질과학과)교수는 『대략 35억만년전 아주 얕은 바다에서 최초의 식물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만 하고있을뿐 이 시기부터 대략 4억년전까지는 화석 발견 등이 매우 드물어 알려진게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이번에 발견된 원시 화석은 4억년전 이전,즉 바다에서 살던 식물이 처음 상륙작전(?)을 개시할 당시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식물,특히 물을 끌어올리는 도관(導管)을 가진 관속식물은 동.식물을 통틀어 육상에 본격적인 뿌리를 내린 최초의 생물로 「바다에서 육지로」라는 생물진화의 가장 큰 변혁을 주도한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발견된 원시 이끼류는 극히 엉성한 도관을가진 식물로 육상생물의 아버지격이라 할 만하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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