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기업들 풍수지리 활용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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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영국 기업들 사이에 때아닌 풍수지리붐이 일고 있다.
항공사인 버진 애틀랜타社,백화점체인 막스 앤드 스펜서社,리츠호텔등 영국내 많은 유수기업이 풍수지리설에 입각한 사무실배치 등을 통해 자연의 氣를 흡수,종업원들의 능률향상을 꾀하고 있는것. 이 회사들은 대부분 잉어 어항과 활엽수 화분을 사무실내에두고 있는데,이 역시 종업원들의 기를 돋우기 위한 것이다.또 카펫은 행운의 색깔인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바꿨으며,기가 원활히소통되도록 출입문 주위에는 일체 장애물을 두지않고 있다.
회사차량의 번호판은 행운의 숫자로 이뤄지도록 신경을 쓰고 있으며 간부들에게는 가급적 적.흑.녹색의 옷을 입도록 권장하고 있다. 무선통신회사 오렌지社의 경우 풍수지리상 자동차가「난폭한호랑이」를 상징한다는 이유로 건물앞 주차를 금지했으며,사람들이밟고다니는 매트에서 회사의 로고를 없앴다.
버진 애틀랜타社는 길일(吉日)을 택해 새로운 항공노선의 취항날짜를 결정하고 있으며,리츠호텔은 사무실 위치및 홀의 좌석배치를 런던의 지력(地力)과 조화시키기 위해 풍수지리를 응용하고 있다. 이처럼 영국기업들 사이에 풍수지리가 유행하는 까닭은 이들 기업들이 영국식민지인 홍콩과의 거래가 잦았기 때문.즉 다른서구기업들에 비해 중국 문화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 동양사상을 적극 수용할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런던시내엔「풍수지리 자문가」라는 신종 인기직업까지 등장,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이들은 풍수지리 상담료로 하루 2천5백파운드(3백여만원)씩을 벌고 있으며,특정건물에 기가 항상 모이도록 해주는 것과 같은 어려운(?)작업일 경우 에는 무려 5만파운드 (6천여만원)이상을 받는다.
[런던=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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