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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수경제 어떻게 운영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북한의 경제체제는 우리의 경제체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우선 생산과 분배의 전과정을 국가가 관장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철저하게 실시되고 있다는 점이 큰 차이다.
일명 「제2경제부문」이라고도 불리는 북한의 군수경제가 어떻게운영되는지 소개한다.
평양시강동군 야산 위에는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거대한 건물군이 있다.우리로 치면 정부종합청사라고 할 수 있는 정무원의 건물보다도 더 큰 이곳은 바로 「제2경제위원회」청사들이다. 이 제2경제위원회는 무기생산을 포함,군복이나 군화등 군수물자 일체의 생산과 유통.분배.해외교역까지를 담당하고 있다.
제2경제위원회는 형식적으로는 정무원과 함께 북한 정부체제의 2대지주를 형성하는 국방위원회 산하로 돼있다.그러나 실제로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정책검열부의 직접지휘를 받고 있다. 군수공업정책검열부 책임자는 전병호(全秉浩)당비서.그는 제2경제위원회는 물론 정무원 산하 원자력공업부와 전자자동화공업위원회도 관장하고 있다.따라서 북한군수경제의 최고책임자다.
한편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당군사위원이자 공화국 국방위원겸상장(우리의 중장)계급의 김철만(金喆萬)이다.
제2경제위원회는 무기생산체계에 따라 9개국으로 편성돼 있다.
우선 총합국은 기획과 예산편성,자재의 조달과 분배등을 담당한다.제1국은 총과 탄약.수류탄.기타 군장비등 통상적인 병기를,제2국은 전차와 장갑차등을 담당하며 제3국은 대공포와 자주포.
다연장 로켓등 포류,제4국은 미사일,제5국은 화학 무기,제6국은 해군함정,제7국은 통신장비와 항공기를 각각 담당한다.
대외적으로 「용악산상사」로 알려진 대외경제총국은 군수경제부문의 대외교역을 담당하고 있다.
제2경제위원회는 전국 각지에 제2경제위원회 사무실을 두고 군수물자 생산계획을 수립,추진한다.또 전국각지에 독자적인 산하공장을 갖는 한편 정무원산하의 일반공장에도 제2경제위원회용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일명 「2경폰드」(2경 할당)로 불리는 제2경제위원회의 주문은 정무원 산하의 공장일지라도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위한 물자주문을 제외한 어떤 부처의 주문보다 우선 생산해 내야 한다.
최근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제2경제위원회와는 별도의 조직이 담당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앞의 99호 소조처럼 「000호」(숫자는 미상)라는 비밀숫자이름으로 돼있는 이 조직은 최영림(崔永林.행정담당)전병호(정치담당)김희민(金熙民.가명.기술담당)이 트로이카를 형성해 이끌고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처럼 거대한 제2경제부문에 대해 인민군은직접적으로 간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군은 제2경제위원회에서 제공하는 물자를 받아 사용할 뿐이다.핵무기개발과 관련해서도 군은원자로 시설등의 토목건축공사에만 동원될 뿐 핵 심적인 개발업무에서는 완전히 배제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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