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해경 경비함 전경대원들이 울릉도에서 후송한 환자를 옮기고 있다. [동해해경 제공]
동해해경은 인근 해상에서 경비중인 503호를 울릉도로 급히 보내 29일 새벽 2시30분쯤 저동항 앞 해상에서 조씨와 의사를 태웠다. 경비함은 오전 8시20분 동해 전용부두에 도착, 대기중인 구급차로 조씨를 강릉 아산병원에 후송했다. 조씨는 긴급한 상황을 넘겨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조씨 부인 구경희(70)씨는 “경비함으로 급히 옮기지 않았으면 큰 일 날뻔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독도 주변 바다를 지키는 동해해경 소속 경비함이 울릉도 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수호천사 역할을 하고 있다. 울릉도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육지로 옮겨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해경 경비함으로 육지로 후송된 환자는 뇌출혈 또는 심장마비가 대부분이고, 때로 관광을 왔다가 사고로 크게 다쳐 현지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제때 손을 쓰지 못하면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큰 환자들이다.
독도경비함으로 수송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2006년에는 4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3회에 27명이 긴급 후송됐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6회에 7명을 긴급 후송했다.
500t급 경비함이 환자를 후송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5000t급 삼봉호도 나서는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해에는 헬리콥터로도 9회 후송했다. 환자 수송을 위해 울릉도와 동해항을 긴급히 왕복하면 500t 경비함의 경우 6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 따지지 않는다.
울릉의료원 정만진 원장은 “뇌출혈 등의 환자는 우리 병원 시설로는 감당할 수 없는데 동해해경의 헬기와 경비함이 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울릉도에서 ‘인명은 재 헬기, 또는 재 경비함’란 말이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