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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中 지린성을 남북관계 발전 교두보로"

중앙일보

입력

"지린(吉林)성은 자동차.석유화학.농산물 가공.의약품.전자 및 정보통신을 5대 지주산업으로 정했습니다. 이 분야에 진출하면 성(省) 정부의 각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랍니다."

중국 지린성 훙후(洪虎.64) 성장은 한국 기업이 지린성에 진출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며 상호협력을 강조했다. 최근 지린성 성도(省都)인 창춘(長春)에서 만난 그는 한국 기업의 구체적인 진출 방법까지 밝혔다.

"지린성은 중국 옥수수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곳입니다. 한국 기업이 옥수수를 수입해 축산업에 이용하고 있는데 아예 지린성에 옥수수 가공 공장을 세워 이용하는 방안을 권하고 싶습니다."

훙후 성장은 또 세계 3대 광천수 중 하나인 창바이(長白)산의 광천수를 한국 기업이 개발할 경우 에비앙을 능가하는 좋은 광천수를 생산해 한국과 일본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은 북한을 도와 중국과 공동으로 압록강에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이 북한에 인도적으로 지원하려는 식량을 값이 싼 지린성에서 구매하는 것도 한 방법이죠. 남북한 관계 발전을 위해 지린성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한국과 인연이 많다고 했다. 그의 부친은 한국전쟁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 부사령관으로 참전했던 훙쉐즈(洪學智.91)다. 그가 내미는 명함을 받아보니 '전화'와 '우편 번호' 두 단어가 한글로 적혀 있는 등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베이징(北京)공업학원에서 화공학을 전공한 그는 지린성 염료공장과 칭하이(靑海)성 화학공장 등에서 현장을 뛰다가 1999년 지린성 성장에 올랐다. 지린성에는 조선족 옌볜(延邊)자치주가 있어 한국엔 매우 친숙한 곳이다.

"지린성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1123개에 달합니다. 지린성에 진출한 외자 기업의 38%를 차지하고 있죠. 그러나 대기업이 진출한 경우는 거의 없어요. 한국 기업은 옌볜 자치주에 몰려 있고 요식업과 오락업 등 서비스 분야에 주로 진출해 있어요."

그는 물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춘에 신공항을 짓고 있고, 지린성.헤이룽장(黑龍江)성.랴오닝(遼寧)성 등 동북 3성의 동부 국경 지역을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가 완공되면 한국에서 실린 화물이 서해를 거쳐 다롄(大連)에 도착해 중국 내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세한 인터뷰 내용은 3월 9일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참조>

그는 오는 4월 말 한국에 대대적인 투자 유치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춘=유상철.지정훈 기자sc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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