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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야기>5.발리구두-공정만 220개 거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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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고급 구두 「발리」는 「아내 사랑」에서 탄생했다.
스위스 쇠넨베르트에 있는 바지멜빵과 고무줄을 만드는 공장집의장남이었던 카를 프란츠 발리는 재료 구입차 파리에 가면서 아내로부터 구두를 사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정확한 사이즈를 고르기 어려웠던 프란츠는 구두를 무려 12켤레나 사왔다.그리고 하나하나 고무밴드를 붙여 신기 편하게 만들어 주면서 구두공장과 고무공장을 합치면 명품의 생산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1851년 발리 회사를 차리고 20여명의 제화공으로 구두생산을 시작했는데 9년만인 1860년에는 유럽은 물론 남미까지 수출이 잘돼 직원 5백명,연간생산량 6만켤레로 불어났다.
발리는 「최고의 소재와 완벽한 재단,철저한 끝마무리로 가볍고편안하고 튼튼한 구두를 만든다」는 정신에 따라 무려 1백20여개(고가품은 2백20여개)공정을 거친다고 한다.
또하나 특징은 지역별.인종별로 다른 발모양을 감안해 만들기 때문에 예를 들어 한국인은 한국에서,미국인은 미국에서 발리구두를 사야 가장 편한 것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구두 외에도 가방.의류.시계.지갑.패션소품 등 다양한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8천5백명의 임직원과 32개의 계열사,70여개국에 5백여개의 전문매장을 둔 세계적인 그룹으로 연간매출이 13억스위스프랑(약7천억원)에 이른다.구두만 1년에 6백만켤레 이상 생산할 정도다.
발리의 품질과 성가를 유지해 주는 중요한 자산은 창업 이후 빠짐없이 보존하고 있는 목형(木型.구두틀)으로 그 수가 35만켤레를 넘고 있다.목형이 곧 발리의 역사다.
한국에서는 한국코사리베르만㈜이 발리제품을 수입해 전국의 8개백화점과 12개 면세점에서 팔고 있다.한켤레값은 20만~30만원선으로 고가인데 최고급품인 「스크리브」구두는 70만원 정도다. 李在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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