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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피치] 147. '순'字로 본 올 프로야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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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13일)부터 시범경기다. 해마다 이맘때면 인사이드피치는 도사님을 찾아가 프로야구 시즌 전망을 듣는다. 3년 전 '가나다라 도사', 2년 전 '거너러러 거사'를 찾아갔고, 지난해에는 '쿵쿵따 보살'에게 전망을 들었다. 올해는? 지난해 쿵쿵따 보살이 힌트를 줬다. 고민하는 인사이드피치에게 "글자를 읽어라"고 호통을 쳤다. 글자를 읽어라? '키워드'가 아닌 '키 글자'를 찾아보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올해 프로야구를 상징할 수 있는 글자를 찾아봤다. 선정된 글자는 '순'이다. 프로야구가 '순'풍에 돛을 단듯 '순'항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順(순하다. 도리를 따르다)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세명의 신임 감독. 김경문(두산).양상문(롯데).이순철(LG)감독은 모두 순한 인상에 정석을 중요시한다. 이들이 펼칠 벤치싸움은 올 프로야구 최대의 이슈라 할 수 있다. 패기만만한 현역 최연소 사령탑 이순철 감독은 이름도 순(順)하다.

盾(방패)

최근 야구의 흐름은 초반에 승부가 결정나지 않는다. 6회 이후의 지키기 싸움이다. 그래서 각 구단의 구원투수들, 즉 '방패'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무리로 복귀한 임창용(삼성), 명예 회복을 노리는 진필중(LG), 사이드암과 왼손 마무리로 최강을 자부하는 조웅천.이상훈(이상 SK)에다 트레이드로 한화의 마무리가 된 권준헌까지. 이들이 순위 경쟁의 열쇠를 쥐고 있다.

(말 달아나다)

보컬그룹 크라잉넛의 '말 달리자'를 테마송으로 쓰는 '날다람쥐' 정수근(롯데). 역대 최고액 자유계약선수(6년 40억6천만원)로 부산에 둥지를 튼 그의 활약에 롯데의 부활 여부가 걸려 있다. 그가 말처럼 질주해 공격의 물꼬를 튼다면 롯데의 공격도 술술 풀린다.

脣(입술)

'입술의 사나이'들이 각 팀의 변수로 떠오른다. 두툼한 입술, 흑인 특유의 파워를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들이다. 알 마틴(LG).트로이 오리어리(삼성)로 대표되는 현역 메이저리거들의 파워 대결은 이승엽(지바 롯데 머린스)이 떠난 국내 홈런타자의 판도를 바꿔놓을 전망이다. 또 호세 카브레라(SK).훌리오 마뇽(기아) 등 중남미 흑인 투수들을 영입한 팀들도 이들의 활약에 팀의 사활을 걸고 있다.

巡(여러 곳을 돌다)

성적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는 이적생들이 많다. 팀을 옮긴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두번이나 차지한 심재학(기아)이 그 대표적인 예. 심재학은 LG에서 현대로 옮긴 2000년, 현대에서 두산으로 옮긴 2001년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그는 기아로 옮긴 올해 또 한번 우승을 꿈꾼다. 또 자유계약선수로 팀을 옮긴 박종호(삼성).이상목(롯데).조규제(기아) 등도 팀의 핵심 전력들이다.

瞬(눈을 깜짝거리다)

지난해 SK의 돌풍을 타고 비중이 커진 각 구단의 전력분석팀. 이들은 상대 선수들이 눈만 깜짝거려도 어떤 움직임인 줄 알아낸다. 전력분석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판도의 변수다.

'순타령'으로 풀어본 올해 프로야구. 그럼 이 프로야구를 언제부터 볼 수 있나? '순'(soon.곧) 보게 된다!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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